세계
앵커: 손석희
일본, 해저터널. 세또대교[김승한]
입력 | 1988-03-13 수정 | 1988-03-13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일본, 해저터널. 세또대교]
● 앵커: 섬으로 이뤄진 일본을 서로 연결하는 거대한 공사가 마무리 되고 있다고 합니다.
섬과 섬 사이에 다리를 놓고 또는 해저 터널을 뚫는 이 공사는 세계 최대 또는 세계 최장이라는 신기록을 속속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승한 특파원입니다.
● 기자: 일본의 과학기술이 섬나라를 근사하게 성형수술 했다고 열도가 떠들석합니다.
주요섬 4개를 이어가는 대역사 가운데 혼슈와 규슈 사이 다리는 이미 개통됐습니다.
그리고 오늘 혼슈와 홋카이도를 바다 밑으로 연결하는 53.85KM 세계 최장의 해저 터널이 신장 개업했습니다.
● 안내방송: 열차가 지금부터 세이칸 해저터널에 들어갑니다.
● 기자: 옛날 혼슈와 홋카이도 사이 연락선 뱃길은 저녁에 떠나 이튿날 아침에 부두에 닿는 만경풍파의 여로였습니다.
바다 수심은 최고 140m 터널은 수심보다도 100m를 더 깊이 파 내려갔습니다.
최대 난간은 엄청난 수압에 맞선 도전이었습니다.
1평방미터의 240톤의 수압 그러니까 교실의 탁자위에 일본 씨름선수 1,200명이 올라앉은 격이라고 일본 철도 건설 공단은 비유했습니다.
조그만 틈새만 생겨도 무한정의 바닷물이 쏟아져 들어오고 결국은 터널이 붕괴되기 때문에 터널의 틈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주입법이 새로 개발됐습니다.
시멘트 밀크와 물유리를 혼합한 주입제를 써서 암벽과 지반을 단단히 굳혔는데 건설공단 측은 지구가 붕괴할 때까지 이 터널은 붕괴되지 않는 다고 이용자들을 안심시키고 있습니다.
해저터널 53.85km 가운데 9.7km는 묘하게도 공해 아래 부분에 해당됩니다.
따라서 불순분자가 터널 안에서 치외 법권을 주장할경우도 가상할 수가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일본 정부는 국제법상 공해 아래에 비록 주권이 미치지는 않지만 외국이 클레임을 걸어 올 가능성은 없다고 관할권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터널의 구상은 언제부터 비롯됐는가.
1940년대 일본은 해저터널 안에 철도를 부설해서 흑룡강 하얼빈 서울 부산 대마도 그리고 도쿄를 이어보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습니다.
내달 10일에는 혼슈와 시코쿠 사이 작은 섬들 10개를 징검다리 삼아서 자동차와 열차가 함께 달리는 세계 최대의 병행도가 완성됩니다.
또 하나의 명물 세또대교는 점점이 떠있는 초록의 섬들 위에 백색으로 걸쳐진 인공적인 자태가 매우 일본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총 연장 12.3km 2층으로 날렵하게 꾸며진 세또 대교 아래층에선 열차가 100km 속도로 달리게 되며 2층은 4차선 자동차 도로로 설계돼있습니다.
세또 대교는 이른바 사장교로써 194m의 고층탑이 4만4천톤의 장력으로 메인 케이블을 떠 받혀 주게 되고 철선이 밀고 당기는 힘에 따라 철탑도 12cm의 신축성을 유지하도록 건설됐습니다.
세또 대교 중간에 있는 두 교각사이를 측정한 결과 아래 부분은 1.1km 였으나 교각의 꼭대기 사이는 1.1km 32cm로 32cm가 길었습니다.
수직으로 똑바로 박은 교각들인데도 위와 아래의 거리에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서 건설 본부는 지구가 둥글기 때문이라고 명쾌하게 답변합니다.
일본 열도의 개조는 최신 공법과 초현대 기술의 정수를 모두 모은 집합체라는 자부심과 함께 어쩔 수 없었던 섬나라가 하나로 묶여 졌다는 안도감을 일본인들에게 심어주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김승한입니다.
(김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