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어제와 그제 서울과 안양에서는 화재 규모는 별로 크지 않은데 인명 피해는 대단히 컸던 사고가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이 불이 난 건물들을 보면 한결같이 건축법과는 아예 거리가 멉니다.
이와 같은 사고는 즉 인명을 중시하기보다는 영리에 급급한 현대의 사회 풍조에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분석이 됩니다.
그 문제점과 대책을 김인기 기자가 보도해 드립니다.
● 기자: 서울 시내의 경우 80년 이후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86년까지는 한해 평균 400명을 밑돌다가 지난해 갑자기 늘어 564명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습니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도 계속돼 어제가지 화제로 인한 인명피해는 12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9명보다 약 30% 증가했습니다.
● 구본관 소방령(북부 소방서 방호과장): 화재가 발생했을때 대피를 할 수 없는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불이 컸다고 해서 인명피해가 많이 나는 게 아니고 그런 취약성이 있는데서 화재가 발생했을때는 여러 인명피해가 많이 나는 것 같습니다.
● 기자: 이렇게 인명피해가 늘어나는 가장 큰 요인은 결국 사람보다는 영리에 급급한 우리 사회풍조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어제 20분 동안의 화재에 8명이 숨진 서울 하월곡동 히존 주점은 30평짜리 2층에 무려 11개의 방을 꾸며놔 복도를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을 정도였고 20명의 귀중한 목숨이 희생된 안양 그린힐 봉제 공장은 20평에 25명이 잠자는 기숙사를 만들고 소방시설은 커녕 변변한 비상구조차 만들지 않았습니다.
비단 이곳들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는 큰 인명피해를 낼 소지가 있는 곳이 아직도 도처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에만 해도 시장 점포의 39%, 유흥업소의 63%, 독서실의 18% 정도가 화재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대형 화재가 일어나기 쉬운 나이트클럽의 경우는 무려 85%가 화재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70년대 많은 인명피해가 난 화재는 모두 대형건물에서 났다면 올해 들어서는 규모자체는 작아지면서도 인명피해는 큰 쪽으로 화재의 추세가 바뀌고 있습니다.
큰 호텔이나 대형건물은 어느 정도 화재예방시설이 잘 돼 있고 예방점검도 충실히 이뤄지지만 아직도 재래식 건물 특히 무허가 건물은 당국의 단속의 손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형 건물이나 무허가 건축물에 대해서도 당국이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이고 건물 주인들은 주인들대로 화재의 무서움을 인식하고 소방시설에 신경을 쓸 때 소규모 피해에도 대형 인명피해가 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