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앵커: 강성구,백지연

6.10 남북학생회담 부당성 해설[김진원]

입력 | 1988-06-08   수정 | 1988-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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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 남북학생회담 부당성 해설]

● 앵커: 이번엔 6.10 남북학생회담에 대한 정치부 김준원 차장의 해설을 보내드립니다.

● 기자: 6.10 남북학생회담을 둘러싸고 정국이 긴장하고 사회가 큰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물론 남쪽의 학생들이 백두산에 오르고 북쪽의 학생들이 한라산을 밟는 것은 좋은 일이고 환영할 만한 발상이고 그것이 곧 우리 민족의 염원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이 같은 이상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생각하고 따져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지난 40년 동안 수십 차례 남북회담이 열렸지만 결실을 본 것은 이산가족 백여 명씩이 꼭 한 차례 평양과 서울을 다녀간 것뿐이고 나머지는 회담의 명칭이라든가 절차, 방법을 놓고 토론을 벌이다가 무산됐다는 사실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학생들이 대표단을 구성해서 판문점으로 달려간다고 하지만은 북한이 이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그 쪽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누구이든 간에 그들은 막스, 레닌주의로 단단히 무장된 사람들이며 김일성의 교주 주의자일 뿐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상대를 알고 만나야 할 것이며 국민적 합의와 이를 바탕으로 한 대표성의 확보가 남북회담의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학생, 정당, 종교, 사회단체들이 제 각기 자기 생각만 갖고 판문점으로 가서 북쪽과 회담을 한다면 그 결과가 어떠할 것이라는 것은 짐작하기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남북 정치에 관한 체계를 정리하고 여론의 지지를 얻은 다음에 정당을 통해서 국회에서 논의하도록 하고 정부가 이를 추진하도록 하는 것이 민주국가의 보편적 의사결정 과정이고 이것이 바로 창구일원화라고 하겠습니다.

또 하나 걱정되는 것은 폭발적이고 두서없는 통일 논의가 자칫 민주화로 가는 길목을 가로막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대통령 직선과 총선거 이후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민주화의 길은 멀고 험하다고 하겠습니다.

학생들의 분별 있는 행동이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자칫 안보우선논리에 밀려서 민주화 이행의 틀이 깨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4.19직후에 그랬고 80년 봄에도 경험한 일입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이제 행동을 자제하고 그들의 고민을 정치권으로 넘겨야 할 때라고 봅니다.

정치인과 정당들도 통일문제에 대한 신념과 주장을 뚜렷하게 밝게하고 통일정책을 국내정책 외교정책과 체계적으로 연결되도록 정리함으로써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MBC뉴스 김진원입니다.

(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