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앵커: 강성구,백지연

올림픽 개회식장 표정[이인용]

입력 | 1988-09-17   수정 | 198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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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회식장 표정]

● 앵커: 네, 개회식이 펼쳐지는 올림픽 주경기장을 가득 메운 10만여 내외 관중들은 12년 만에 이루어지는 동서 화합을 감격적으로 지켜봤습니다.

특히 소련, 중국 등이 입장할 때도 관중석에서는 큰 박수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개회식장 표정을 이인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화합과 전진을 다짐하는 인류의 대축제.

12년 만에 마련된 동서 화합의 한마당에서 관중들은 모두 뜨거운 마음으로 하나가 됐습니다.

세계를 향해, 인류를 향해 우리는 7년 동안 함께 쏟은 땀의 결정체를 선보였고 메인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전 세계 50억 인류 앞에 다가섰습니다.

오늘 개막식은 오전 11시 정각 88명의 나팔수가 올림픽 팡파르를 울리면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고 1,100여명의 무용수들이 ‘어서 오세요’라는 글자와 올림픽 마크 서울올림픽 엠블럼을 연속적으로 펼쳐 보이면서 서서히 분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 관중석에서 카드 섹션으로 펼쳐진 일월도와 단청 문양, 그리고 화합과 전진이라는 한글과 영자는 관중들 모두가 올림픽 개막의 주역임을 뿌듯하게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이어진 각국 선수단의 입장에서 관중들은 소련을 비롯한 미수교 국가들의 입장 때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 동서 화합의 장으로써의 서울올림픽의 의미를 새삼 실감케 했습니다.

그리고 105명의 취타대 선두 아래 양정모 씨 등 역대 올림픽 메달리스트 8명이 받들고 들어온 대형 올림픽기가 올림픽 찬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계양되면서 2,400 마리의 흰 비둘기가 일제히 잠실벌 하늘로 날아올라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었습니다.

이어 베를린 올림픽의 영웅 손기정 씨가 남문으로부터 성화를 들고 뛰어 들어와 관중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는데 손기정 씨로부터 성화를 전해 받은 최종 주자가 86 아시안게임의 별이었던 육상선수 임춘애 양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관중석은 다시 한 번 환호와 갈채로 가득 찼습니다.

특히 최종 주자 임춘애 양이 마라톤의 김원탁 선수 등 3명의 점화자 에게 성화를 전달하고 이들이 리프트를 탄 채 성화대까지 올라 성화를 점화하면서 오늘 개막식의 열기는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선수단의 퇴장과 함께 곧바로 이어진 식후 공연 뒷마당에서는 800명의 무용수들이 하늘의 신기를 받은 땅의 기쁨을 기리고 있는 가운데 76명의 인간 새들이 4,000피트 상공에서 메인 스타디움 안으로 정확히 날아와 성화 점화로 인한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관중석에 다시 한 번 탄성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또 ‘벽을 넘어서’란 주제로 펼쳐진 태권도 시범에서는 깜찍한 남녀 국민학교 학생들이 연무 대련을 완벽하게 선보인 뒤 2단 옆차기로 송판을 부수는 격파까지 멋지게 해내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습니다.

이어 화합의 세계를 펼쳐 보이기 위해 마련된 고 놀이 는 양의 홍색 진영과 음의 청색 진영이 치열한 접전 속에 사랑과 화합과 우정을 이룩해내는 것을 형상화해 특히 외국인들의 열띤 갈채를 받았습니다.

이제 마지막 한마당이 펼쳐지면서 세계는 마침내 둥근 지구처럼 하나가 됐습니다.

올림픽을 치른 나라들의 나라꽃이 차례로 들어오고 역대 올림픽의 마스코트인 개와 곰, 독수리 등이 호돌이를 선두로 입장한 데 이어서 600명으로 구성된 세계 각국의 무용수와 6,000여명 개회식 전 출연자가 경기장을 가득 메우면서 세계는 한 가족이 돼 손에 손을 잡고 춤을 춥니다.

40년 전 이념의 싸움으로 세계 젊은이들이 피를 흘리며 숨져간 이 땅에서 전 세계는 오늘 아름다운 날, 축복받은 날을 노래하며 감동의 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MBC뉴스 이인용입니다.

(이인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