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강성구,백지연
탈주범 7명 새벽 5시 성동구 행당동 가정집에 출현[정군기]
입력 | 1988-10-12 수정 | 1988-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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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범 7명 새벽 5시 성동구 행당동 가정집에 출현]
● 앵커: 다음 뉴스입니다.
호송차 탈주범 7명이 어제 새벽 서울 성동구 행당동 주택가의 진입해서 가족들을 위협해서 꼬박 하루를 보낸 뒤 오늘 새벽 빠져나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들에 따르면 은 탈주범들이 경계 상황을 알아보려고 바깥에 나갈 때 함께 끌려 나갔으나 경찰은 한명도 볼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정군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어제 새벽 5시쯤 서울 성동구 행당동 128번지 박진수 씨집에 권총과 흉기를 든 괴한 7명이 들이 닥쳤습니다.
이들은 아침밥을 짓고 있던 박씨의 부인 김정숙씨에게 자신들이 탈주범이라고 밝힌 뒤 김부인과 집주인 박씨 박씨의 딸과 아들 등 일가족 4명을 안방으로 몰아넣고 넥타이로 박씨의 손발을 묶었습니다.
● 박진수씨: 권총을 내가 안으로 밀어 넣고 식구들을 깨우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집사람은 딸을 깨우고 저는 아들을 깨웠지요. 그러니까 이방으로 전부 몰아넣고 저를 넥타이로 손을 묶고 그런 후 저희는 그냥 앉아 있었지요.
● 기자: 이들은 두 명씩 교대로 가족들을 감시하고 나머지는 건넌방에서 잠을 잤는데 오전 10시쯤 박시 부인에게 밥을 짓게 해 안방에서 가족들과 함께 밥을 먹었습니다.
탈주범들은 오후 3시쯤 박씨 집에서 50m 떨어진 구멍가게에서 담배와 음료수를 사오기도 했으며 TV와 라디오 등을 통해 계속 자신들의 뉴스를 들었습니다.
MBC 저녁 뉴스에서 강영일과 김길호의 어머니가 TV에 나와 자수를 권유하자 강영일은 침통한 모습으로 말이 없었으며 김길호는 걱정되게 한다며 자조 섞인 말을 내뱉기도 했습니다.
가족들의 따르면 이들은 땀을 많이 흘리며 시종 괴로워하면서도 침착하고 공손했었다고 말했습니다.
탈주범들은 9시 TV뉴스에 자신들이 과천에 출현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를 비웃기도 했으며, 이때부터 지난 안암동 손씨 집에서와 같이 교대로 목욕을 하며 나갈 준비를 했습니다.
이들은 새벽 3시 반이 되자 박씨집 장롱을 뒤져 잠바 등을 바꿔 입었으며 박씨 가족들에 손발을 묶고 입에 자갈을 물린 다음 새벽 6시 20분쯤 두세 명씩 짝을 지어 박씨 집을 나갔습니다.
이들은 집을 나가면서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메모와 사회에 대한 불만과 자신들의 심정을 토로하는 메모를 남겼습니다.
경찰은 이들의 행적이 낮에는 두세명씩 짝을 지어 흩어져 있다, 밤에 재집결해 주택가를 덮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야산등 외각보다는 문단속이 심하지 않은 다세대 주택 등 주택가를 중심으로 검문검색을 펴고 있습니다.
한편 내무부와 서울시 교육위원회는 오늘 탈주범들이 빨리 검거되도록 대대적인 시민운동을 전개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정군기입니다.
(정군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