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앵커: 추성춘,백지연

88년 부동산 경기 결산[최우철]

입력 | 1988-12-30   수정 | 1988-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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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부동산 경기 결산]

● 앵커: 88년의 부동산 시장은 상반기에 걷잡을 수 없었던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투기 억제 극약 처방 등으로 어느 해보다 기복이 심했던 한 해였습니다.

올 한해 부동산 경기를 최우철 기자가 결산하겠습니다.

● 기자: 걷잡을 수 없었던 투기 열풍과 사상 초유의 초강경 부동산대책이 맞부딪힌 한 해였습니다.

양대 선거를 통한 부동자금의 팽창과 각종 개발 공약의 남발은 부동산 시장을 과열시켜 지난 3,4분기까지의 전국 평균 땅값을 작년 말에 비해서 21.7%나 치솟게 했으며 집값은 같은 기간보다 평균 21% 튀어 올랐습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서울 강남지역은 8개월 동안 60% 까지 오른 곳도 있어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무산시켜 버리는 한 해였습니다.

이 처럼 사상 유례없는 투기 열풍이 확산되면서 경제안정 기조를 위협하고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자, 정부는 이른바 8.10 부동산 투기 억제조치라는 초강경 대책을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양도소득세 강화, 종합토지세제 도입, 관행 계약서 사용 의무화, 토지거래 허가제와 신고제 확대 등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처방을 다 동원했습니다.

● 이규황(건설부 국장): 부동산 투기가 극성을 부려 이를 방치할 경우 누구나 잘 살 수 있는 경제의 안정 기조를 해치고 특히 영세 서민의 내 집 마련의 꿈을 무산시키기 때문에 근본적이고도 제도적인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 결과 부동산 시장은 실수요자 위주의 거래로 구조가 재편됐고, 가격도 안정세를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 기자: 8.10 투기 억제 조치는 확실히 효과가 있었습니다.

우선 거래가 중단됐으며 문을 닫는 중개업소가 속출하면서 부동산의 값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 조치는 투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 했다기보다는 부동산 유통 규제에만 역점을 두었다는 비난도 받고 있습니다.

토지거래 허가 실시지역만 전 국토의 9.4%에 해당하는 3억 8천만 여 평에 이르러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했습니다.

투기를 진정시키는 데는 일단 성공했지만 최근의 일부 개발예정지 땅값 상승이나 오피스텔 등의 과열 분양 경쟁을 보면 물가 불안 심리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언제라도 부동산 투기는 재현될 불씨를 안고 있습니다.

언제라도 부동산 쪽으로 쏠릴 수 있는 부동자금의 적절한 조절, 주택의 적기 공급, 또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택지의 적절한 개발이 정부가 안고 있는 새해의 과제라 할 수 있겠습니다.

MBC뉴스 최우철입니다.

(최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