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추성춘,백지연

기사년 새해맞이, 앞으로의 전망[신용진]

입력 | 1989-01-01   수정 | 198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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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년 새해맞이, 앞으로의 전망]

● 앵커: 전국의 시청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셨습니까.

1989년 정월 초하루 MBC 뉴스데스크 진행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제 세계의 선진 중심 국가가 될 수 있는 두 가지 유리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그 하나는 민주화의 환경 속에서 강압의 안정이 아닌 진정한 안정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인권을 존중하는 정치적 제도를 확립해 나감으로써 세계 각국이 국가적으로 우리나라를 존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하나는 우리나라가 경제적 영향을 확보함으로써 민주국가와 공산국가를 막론하고 심지어는 과거 우리의 적들까지도 우리나라와 실질적인 경제의 무역관계를 맺기 위해서 애쓰고 있는 것입니다.

새해에는 시청자 여러분 가정에도 만복이 깃들이고 하시는 일도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충심으로 빌어 마지않습니다.

뉴스데스크 첫 번째 소식입니다.

새해에는 어느 때보다 정부와 국회, 민간 차원에서 다각적인 남북 대화와 교류가 예상되는 만큼 통일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구난방이 되지 않도록 통일 논의에 정비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겠습니다.

기사년 첫날을 맞는 감회를 신용진 기자가 정리해 봤습니다.

● 기자: 격랑을 해치고 구름을 뚫고 통일의 신새벽을 알리는 기사년 첫 해가 솟았습니다.

하늘을 받아 하늘의 기운을 받은 백두에서 땅의 한라까지 오늘 태양은 삼천리 육천만 동포를 하나 되게 하는 민족의 비운을 담고 떠올랐습니다.

새해에는 남북 국회 회담의 속개와 더불어 고위 당국자 회담과 정치 군사회담 제의, 세계 학생 축전의 참가 움직임, 북경 아시안 게임 단일팀 구성 추진 등 남북 간의 막혔던 장벽을 허물어 새 길을 열고 그 길을 따라 교류를 넓혀갈 민족 공동체 추진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소련이 손짓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달려오고 있습니다.

새해 기사년은 북방 외교의 해빙기를 맞아 시베리아와 만주 벌판에 우리의 자본과 우리의 기술을 꽃피우는 실질 교류의 전기를 가져올 것입니다.

새 친구를 사귀되 미국과 일본 등 옛 친구를 잊지 않는 전방위 외교를 통해서 새해에는 채무국에서 채권국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기사년 첫날 오늘 아침은 상서로웠습니다.

그러나 새해에는 성장과 분배의 갈등을 에워싼 노사분규의 재현과 농어민의 외침, 중간 평가와 맞물릴 정치권의 회오리가 다시 한번 강토를 뜨겁게 달궈 놓게 될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통일과 북방정책과 내부 화합의 큰 짐을 짊어진 우리는 역사의 격랑 속에 운명의 한 배를 탔다는 공동체 설계를 한데 모아야 될 순간들을 맞고 있습니다.

제각기 제 이익만을 주장하는 끝 갈 줄 모르는 대립과 갈등을 넘어 이익집단 간의 상호 이해와 상호 존중을 통한 공존의 새 질서를 창출해서 상승하는 민족의 에너지가 낭비돼서는 안 되는 역사의 전환점이 바로 기사년이기 때문입니다.

기사년 뱀의 지혜를 기대해보는 오늘 나들이 길의 한복은 여전히 아름다우십니다.

MBC뉴스 신용진입니다.

(신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