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통일의 꿈은 우리 국민 모두의 염원 이겠습니다마는 특히 고향을 북에 두고 온 실향민들이 1989년엔 새해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해보다도 각별하다고 하겠습니다.
전방 고지 전망대에서 바라본 통일의 꿈을 김세용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 기자: 산과 하늘은 이어졌으나 발길은 이곳에서 멈춰야 합니다.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1049 고지에 자리잡은 을지 전망대.
북녘 땅 금강산의 주 들을 가장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는 곳입니다.
거리로는 36 km 밖 비로봉과 차일봉, 월출봉, 그리고 미륵봉과 일출봉 등 겨울 개골산의 높은 봉우리들이 어렴풋이나마 시야에 가득 차 들어옵니다.
동쪽으로 뻗어나간 금강산의 줄기가 그 자락의 끄트머리를 담그고 있는 동해로 가면 일만 이천 봉의 막내인 낙타봉과 해금강이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바로 앞바다에 나타납니다.
그래서 이 곳 통일전망대에는 오늘도 응어리 진 이산의 아픔을 안고 찾아오는 실향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40여 년의 세월동안 하마하마 했던 통일의 꿈이 새해에는 왠지 조금씩 현실로 다가올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 김홍호(황해도 사리원 실향민): 새해에는 우리 분단 이래 최대의 남북 교류가 이뤄져 가지고 이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특히 실향민들이 고향에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마련됐으면 감사하겠습니다.
● 기자: 통일을 위한 민족 동질성 회복의 첫 해가 될 1989년, 그러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드높아진 화해의 분위기 속에서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 걸쳐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남북 교류의 물길이 막힘없이 트일 수 있게 되기를 실향민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더 이상 갈 수 없어서 그만 잘려진 허리의 아픔을 달래야 하는 이 곳 통일 전망대, 그러나 분단 44년을 맞는 기사년 1월 1일의 오늘 금강산과 해금강이 그리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맑은 날씨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