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앵커: 손석희

불교국 부탄 탐방[전영배]

입력 | 1989-02-26   수정 | 1989-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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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국 부탄 탐방]

● 앵커: 인도와 티벳 사이에 자리 잡은 나라 그리고 히말라야 동부지역에 자리 잡은 나라 곧 부탄입니다.

부탄은 1년에 관광객을 2,000명 정도 밖에는 받아들이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폐쇄적인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나름대로 이유는 있다고 합니다.

MBC 취재팀이 부탄을 처음으로 방문했습니다.

전영배 기자입니다.

● 기자: 인도 캘커타 공항을 떠나 북쪽으로 한 시간 정도 평야를 지나가면 히말라야 산허리에 자리 잡은 부탄에 들어섭니다.

인구 150만 명, 1인당 국민소득 120불의 부탄은 세계 최빈국의 하나이면서도 그동안 외부세계에는 도원경으로 알려졌습니다.

텔레비전이 없고 서양식 건물이 없는 그리고 범죄와 부패가 없는 서구문명의 이방지대, 어디서나 쉽게 발견 할 수 있는 불교 유적지, 그래서 많은 외국인들이 부탄을 찾지만 부탄의 입국이 허락되는 외국인은 매년 2,000명을 넘지 않고 있습니다.

재정의 대부분을 인도와 유엔의 원조에 의존하고 있는 부탄이 막대한 관광 수입을 포기하면서까지 관광객 제한 정책을 고수하는 이유는 외국인들이 그들의 유적지를 훼손하고 물질문명에 오염되지 않은 그들의 소박한 삶을 타락시킨다는 것입니다.

부탄이 추구하는 사회는 시위나 범죄 등 사회적 불안이 없고 국민들이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지 않는 사회입니다.

● 게장 남겔(상업): 부탄은 불교의 나라이다.

그래서 살인 등 범죄가 없다.

우리는 아름다운 산수가 있고 매우 착한 심성을 갖고 있다.

● 기자: 부탄인은 그들의 전통문화와 그들이 부탄인이라는 사실에 대단한 자긍심을 느낍니다.

치약이나 화장지 같은 생활필수품 조차 생산하지 못하는 부탄에서 근대화의 문제가 제기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적게 쓰고 적게 생산하는 저에너지 생활에 익숙해져있습니다.

저에너지의 사회를 유지하는 힘은 다언어, 다민족의 부탄을 통합하는 국왕과 부탄의 국교인 불교의 가르침입니다.

불교는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고 역사도 불교로 채색된 역사입니다.

그리고 축제는 단순한 놀이마당이 아닌 불교의 역사를 계승하고 확인하는 문화적 공간입니다.

오늘은 음력 정월 7일 새해 들어 첫 축제가 열리는 푸나카 시입니다.

축제가 시작되면 조용했던 푸나카 시는 갑자기 활기를 띱니다.

3일을 걸어서 축제에 참여한 고산족에서부터 어렵사리 입국이 허락된 외국인에 이르기까지 부탄 불교의 최고 지도자인 제이 캠프를 만나기 위해 푸나카로 몰려듭니다.

그들의 축제는 수백 년 동안 똑같은 의상에 똑같은 의식으로 치러지면서 그들의 전통문화를 유지하는 구심적으로 기능합니다.

● 다쇼 왕축(부탄올림픽위원회 사무총장): 우리는 근대화 계획과 함께 21세기로 진입한다.

그러나 주체성과 문화, 전통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 기자: 그들은 전통과 근대화가 잘 배합된 그리고 물질문명에 함락되지 않은 21세기의 부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전영배입니다.

(전영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