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앵커: 손석희

경찰, 정병주씨 5개월전 비관 자살로 추정[이연재]

입력 | 1989-03-05   수정 | 198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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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정병주씨 5개월전 비관 자살로 추정]

● 기자: 12.12사태 당시 특전사령관직에 있다가 예편된 정병주씨의 죽음은 정씨를 평소에 잘 알고 지냈던 주변 사람들에게 예기치 않은 충격을 주면서 그리고 일반 시민들의 남다른 관심을 모으면서 자살이냐 타살이냐에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경찰은 숨진 정씨가 차고 있던 수동식 손목시계가 19일 수요일로 나타나있는 것으로 미루어 수요일이면 19일인 지난해 10월 19일이 하루 이틀 전인 지난해 10월 17일과 18일 사이에 정씨가 야산에서 술을 마신 뒤 비관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씨가 유서를 남기지 않았고 정씨의 사체가 5개월 전에 숨진 것으로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부패정도가 그리 심하지 않다는 점.

그리고 정씨가 전역된 뒤 비록 심한 우울증으로 시달려 왔다고 하지만 평소 정씨의 성격이나 그동안 군 장성으로서의 행적에 비추어 정씨가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야산 중턱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을 사람은 아니라는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정씨가 숨진 장소인 야산은 매년 10월과 11월이 되면 도토리를 줍기 위한 도토리묵 상인들로 붐비기 때문에 사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점으로 보아 정씨가 한두 달 전에 타살된 뒤 범인이 손목시계를 조작해 놓았을 가능성도 있지 않냐하는 의혹도 남기고 있습니다.

경찰 역시 이와 같은 갖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타살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빠른 시일 안에 부검을 실시해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이연재입니다.

(이연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