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앵커: 손석희,이미영

중국, 오늘 시위대.계엄군 유혈 충돌[이현규]

입력 | 1989-06-04   수정 | 198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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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늘 시위대. 계엄군 유혈 충돌]

● 앵커: MBC뉴스센터 첫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새벽에 북경 천안문광장에서 민주화 요구시위를 벌이던 학생들에게 계엄군이 발포함 으로서 적어도 500명이상이 숨지고 600명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사망자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고 반정부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선풍까지 불어 닥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어서 현재 중국이 맞고 있는 정치적 위기는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북경현지에서 취재 중인 이현규 특파원과 전화가 연결 되어있습니다.

● 기자: 네, 이현규 입니다.

● 앵커: 우려했던 유혈사태가 결국은 발생하고 말았는데 오늘 새벽에 발생한 계엄군의 발포상황 그리고 현재 북경시내의 표정을 좀 전해주시죠.

● 기자: 먼저 사망자수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곳 북경의 병원관계자들은 모두 10곳의 북경시내 종합병원에서 지금까지 모두 500여구의 시체가 안치되어있으며 부상자는 600여명에 이르나 그 숫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관계소식통은 일반인과 군인을 모두합치면 1,000명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계엄군이 현재 천안문광장에 탱크 50대를 비롯한 중화기를 배치해 놓고 있으며 북경시 상공에는 군용헬기가 이따금 선회하면서 시민과 계엄군의 대치상황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천안문광장으로 통하는 동서 장안로와 문전대로의 길목 세 곳에는 광장으로 진출하려는 수십만의 시민과 이를 막는 계엄군사이에 극렬한 대치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밖에 북경시 밖에서 시내로 통하는 일부 간선도로에서도 계엄군과 시민들이 대치상황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계엄군들은 전기 관총 등으로 이따금 허공을 향해 위협사격을 가하고 있으며 시민들이 불 지른 군용차들의 검은 연기가 오늘 하루곳곳에서 솟아 올랐습니다.

시민들은 오늘밤 계엄군과 시민들의 대치로 또 다른 유혈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천안문광장에는 무장한 계엄군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어 시민들의 접근을 일절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광장복판에 학생들이 세웠던 민주의 여신상도 철거 됐습니다.

계엄군은 오늘오후 북경대학 등 주요대학에 진주하고 반정부학생에 대한 일제 검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북경에 중앙 텔레비젼은 계속 학생들의 민주화시위는 반혁명의 반란이기 때문에 계엄군이 천안문광장을 점거 했으며 정부는 더 이상 자제하지 않겠다는 경고방송을 내보냈습니다.

오늘아침 한때 시민과 계엄군이 대치를 막혔던 공항대로는 오후에 개통됐습니다.

그러나 북경의 외국인 전용 호텔들은 객실 손님들에게 될 수 있으면 외출을 삼가고 호텔 내에 머물러 줄 것을 당부하는 사안을 방마다 걸었습니다.

● 앵커: 결국 학생들에 대한 발포는 등소평이나 이붕을 비롯한 강경보수파들의 득세로 풀이가 되는데 앞으로 중국 정치상황의 변천이라든가 또 앞으로 중국의 장래에 대한 전망까지 좀 해주시죠.

● 기자: 다음은 북경의 외교소식통들의 전망을 종합해 드리겠습니다.

계엄군은 곧 반정부인사와 학생들의 일제검거에 나서 반정부운동은 일시적으로 잠재울 수 있으나 그동안 시민들의 적극지지와 희생을 감수한다면 민주화시위는 계속될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이번 사태로 조자양을 비롯한 개혁파들이를 밀려 난데다 극심한 인플레와 실업문제들이 계속 숙제로 남아있어 등소평이 주장하는 안정속의 경제발전도 당분간 실현가능성이 어려워 졌습니다.

중국의 경제개혁에 선봉장을 맡아온 미국이 당초부터 무력진압을 반대해 왔기 때문에 앞으로 미중 관계는 냉각될 수 밖에 없으며 역시 경제문제로 접근해온 한국과의 관계도 그 전망이 어두워 질 것 같습니다.

이밖에 이번에 엄청난 유혈사태에 대해 관례를 깨고 아직까지 지도층이 공식적인 입장표명이 나오질 않아 중국 지도층 내에 권력의 공백상태가 아닌가 하는 추측도 낳고 있습니다.

하여간 현재의 상황은 누구도 확실한 답을 낼 수 없는 등 매우 어려운 지경에 빠져 있습니다.

여기는 북경입니다.

MBC뉴스 이현규입니다.

(이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