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앵커: 추성춘,백지연

우리 경제의 실상, 경제처방 보완 필요[김상운]

입력 | 1989-06-20   수정 | 1989-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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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의 실상, 경제처방 보완 필요]

●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경제 문제만큼 일상생활과 밀착된 것도 없습니다마는 흔히 경제이야기가 나오면 으레 그것은 경제 담당관리나 전문가들의 소관 사항인 인 것처럼 멀찌감치 미루어두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아가고 있는 우리 경제사정은 어느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에게 그 책임을 떠맡길 형편이 못 되는 실정입니다.

국민모두가 경제현실에 관심을 가지고 이 난국을 이겨내는 데 어떤 보탬을 줄 수 있는가 함께 생각해 본다면 어떤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뉴스데스크 첫 소식입니다.

정부가 어제 발표한 경제종합대책은 올해 경제성장목표를 축소조정하고 국민모두가 서로의 욕구를 자제하면서 기업의 투자의혹을 활성화 해보자는 것으로 요약이 됩니다.

정치권에서도 현재 우리 경제가 우려할 만한 어려움에 빠져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고 특히 야권 3당은 좀더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우리 경제의 실상과 앞으로 보완해야 할 문제들을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하겠습니다.

● 기자: 한 무역회사에 있는 바이어 상담실입니다.

거의 매일같이 바이어상담으로 붐비던 이 바이어 상담실이 요즘에는 바이어들의 발길이 뜸해졌습니다.

여기 보이는 이 물건들만 하더라도 원화절상과 임금인상 등으로 작년 초보다 값이 50%나 뛰어올라서 외국바이어들이 외면하는데다가 노사분규 등에 따른 생산차질로 납기일을 맞추기도 어려워서 바이어들이 더욱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기업들의 설비투자 의욕도 급속히 떨어져서 불과 넉 달 전까지만 해도 올 상반기중 23.6%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던 설비투자가 단 2.1%밖에 늘지 않은 것으로 추계됐고 은행들마저 시설투자 대출을 꺼리고 있습니다.

● 최진림(동아 종합 산업주식회사 사장): 우리와 같은 중소기업체의 투자의욕은 고사하고 기업을 계속 해야 겠다는 그런 의욕마저도 상실한 그런 상태입니다.

우리 회사도 전라북도 옥구군에 농공단지 만평을 입주 계약했는데요 명년 봄부터 공장건설에 착수해서 착공하기로 그렇게 계획이 되어있었습니다마는 이러한 악조건의 경제 여건하에서는 전면수정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 양문현(해양섬유주식회사 사장): 현 상황에서는 각 중소기업들은 자기 살아남기 위해서 인원을 감소시킨다던가 다른 방향으로서의 교육을 생각하지 결코 섬유에 투자하려는 의욕은 상당히 감소될 것입니다.

● 기자: 특히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던 많은 기업들이 기술혁신이나 고품질의 제품개발을 위한 투자는 아예 포기한 채 이제는 외제품을 수입해서 수지타산을 맞추는데 급급하고 있습니다.

애써서 수출을 해 봐야 남는 것도 없고 노사분규에 휘말릴 필요도 없으니 수입품을 파는 것이 속 편하지 않는냐 는 것입니다.

더구나 최근에는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 첨단 분야업체들까지 외국경쟁사들의 제품수입에 나서고 있어서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경제의 생산기반이 뿌리 채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경종이 울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관세청이 집계한 지난달 주요품목에 수입 증가율을 보면 자동차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 200%나 늘어났고 TV가 100%, 가구가 83.3%, 식음료 65.6%등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국내기업들이 제품개발을 외면한 채 외제품 수입에만 혈안이 되면서 그 동안 꾸준히 향상되어왔던 국산품의 품질은 최근 들어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어제 기업인들의 투자 의욕을 되살리기 위해서 다음달부터 1년동안 투자세액 공제제도를 도입하는 등 일련의 투자 촉진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기업인들은 이 같은 대책이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보지 못한 피상적인 처방에 지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 양문현(해양섬유주식회사 사장): 투자세액 공제제도는 우리 정부가 불경기 때 언제나 행하던 그것입니다.

따라서 투자세액 공제 제도로서는 임금 1%인상보다는 더 못한 금액이기 때문에 투자 마인드를 조성하는 어떤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아서는 이것은 실효가 없을 것입니다.

● 기자: 기업인들은 해마다 격심해지는 노사분규와 이에 따른 생산차질 치솟는 임금 환율정책 자금난 등에 눌려서 투자분위기도 갈수록 냉각되어가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투자 여건이 더욱 악화되기 이전에 정부가 보다 뚜렷한 투자활성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으며 우리 경제가 그 어느 때 보다 도 어려운 상황인 만큼 기업가들의 남다른 사명감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상운입니다.

(김상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