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앵커: 추성춘,백지연

프랑스 방송 소련 굴락수용소 실태 방영[김종오]

입력 | 1989-09-14   수정 | 1989-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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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방송 소련 굴락수용소 실태 방영]

● 앵커: 자유화와 개혁의 물결 속에 수많은 동독인들의 대탈출로 세계의 이목이 동구권에 쏠리고 있는 요즈음 프랑스의 공영방송인 앙텐느 두 텔레비전이 서방매체로는 처음으로 시베리아정치범 강제수용소의 실태를 현지 취재한 프로그램을 방송해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김종오 특파원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특파원: 러시아어로 강제노동수용소의 약어인 굴락이 서방세계에 처음 소개된 동기는 최근 들어 페레스트로이카 바람이 솔제니친의 작품까지 해금시킬 정도의 그런 소련의 분위기에 실려서입니다.

바이칼호수 북쪽 시베리아의 사얀스크지방 한 수용소의 올 여름 7월말 모습입니다.

2500명이 수용돼 있는 제33수용소, 처음 대하는 서방텔레비전취재팀을 보는 절망과 증오로 가득한 수용소 사람들의 시선이 찌르듯이 다가옵니다.

● 죄수인터뷰: 보시오! 내가 갇힌 74년 이래 밖으로 나간 사람은 없소.

● 특파원: 수용소 간부인 한 대령이 보여주는 이른바 죄수카드에는 90년 석방예정, 98년 석방예정, 94년 석방예정이라고 적혀 있으나 석방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는 듯 보인다고 취재팀은 전하고 있습니다.

● 죄수인터뷰: 32캠프 특별수용소로 가보시오 당신은 냄비의 바닥을 볼 것이요.

● 특파원: 세 겹의 출입문을 지나 역시 세 겹 장치로 된 자물쇠가 채워진 특수감방을 열면 그 안에 또 하나의 창살너머로 전혀 밖을 나올 수 없는 사람들 서넛의 체념투성이 보입니다.

아마도 정신질환자로 내몰린 정치범인 듯한 이들에게는 침대도 출구도 없고 손바닥만한 환기통 하나가 하늘이 있음을 알게 해주고 있습니다.

냄비의 맨 밑바닥이라는 표현이 절감되는 그런 현장입니다.

브로조아와 볼쉐비키혁명 반대자를 가두기 위해서 1918년에 세워진 이 굴락은 그 후 정치범들을 옭아매는 강제수용소로 현재 2천 군데에 일반 범죄자들을 포함해서 약400만 명이 수용돼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고르바쵸프 집권 이후 그 숫자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아침 6시 45분 강제노역을 나갈 사람들이 모이고 그들의 점호가 끝나면 말 그대로 닭장차처럼 생긴 트럭에서 아무런 희망을 주지 않는 하늘을 보며 그들의 절망은 다시 시작됩니다.

파리에서 MBC 뉴스 김종오입니다.

(김종오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