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차인태,백지연

국내 최대 히로뽕 밀조단 적발[송기원, 김원태]

입력 | 1989-09-28   수정 | 1989-09-28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국내 최대 히로뽕 밀조단 적발]

● 앵커: 문화방송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세기 후반의 대포적인 독재자 한명이 또 사라졌습니다.

하와이에서 망명 생활을 하던 전 필리핀대통령 페르디난도 마르코스가 우리 시각으로 오늘 저녁 7시 48분 호놀룰루의 한 병원에서 지병인 심장질환으로 숨을 거뒀습니다.

독재자의 말로가 어떻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9월 28일 목요일 MBC 뉴스데스크입니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준다고 하는 피터 팬이라고 하는 이름의 아동복 제조업체를 운영하면서 시가로 따져서 1500억 원이 넘는 엄청난 양의 히로뽕을 만들어서 국내에 팔아왔던 국내 최대 규모의 히로뽕조직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이들의 혐의사실과 함께 현재 우리사회에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이 마약의 실태를 송기원 김원태 두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이번에 적발된 사람들은 대담하게도 검찰청시 바로 앞인 이 집에 히로뽕공장을 만들어 놓고 대낮에 수천 억 원어치의 히로뽕을 만들어 팔아왔습니다.

서울지검 특수 2부는 오늘 국내 최대 규모의 히로뽕 조직인 아동복 제조업체 피터 팬 회장 김정숙 씨와 전 국회의원 정 모 씨의 부인 이진숙 씨 등 23명을 향정신성 의약품 관리법 위반혐의로 구속하고 부산광명산업 대표이사 김성두 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검찰수사결과 피터 팬 회장 김 씨는 남편 윤제성씨와 함께 지난 87년 9월 서울 서초동 주택가에 공장을 차려놓고 히로뽕 원료 염산에페드린을 밀수해 히로뽕 220킬로그램을 만들어 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들이 만든 히로뽕은 주사 한대분이 0.03그램인 점을 고려하면 730만대분에 해당하며 1500억 원어치를 넘는 양입니다.

이들은 이처럼 엄청난 양의 히로뽕을 일단 부산으로 옮긴 뒤 선박 청소업체인 광명산업 대표 김 씨 등과 짜고 일본의 밀수입조직에 팔아왔으며 국내의 유통업소와 미국인에게도 공급 해왔다는 것입니다.

전 피터 팬 윤재성씨는 히로뽕 제조에 대부로 통해온 인물로 지난 75년부터 히로뽕을 만들어 팔아 번 돈으로 농장과 여관 피터 팬 회사 등을 인수해 왔으며 지난 4월 사망하기 직전 히로뽕제조 조직을 부인 김 씨에게 넘겨 관리토록 했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검찰은 윤 씨가 만들어 판 히로뽕이 2000킬로그램이 넘는다는 관련자들의 진술에 따라 배후에 국제적 밀수출 조직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일본 미국 등의 수사기관과 공조 수사를 펴나가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송기원입니다.

● 기자: 지난해 3월 부산의 한 호텔에서 히로뽕을 맞고 환각상태에 빠진 사람이 2시간동안 인질극을 벌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어 올해 초에는 히로뽕 상습 복용자가 부인과 아들을 죽이고 집에 불을 지른 뒤 자신도 자살한 충격적인 일도 있었습니다.

백색의 공포 히로뽕의 폐해는 이제 우리 사회 곳곳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검찰청 마약과의 통계에 따르면 히로뽕 사범은 지난 84년 471명에서 지난해 3208명으로 무려 6개가 증가했으며 히로뽕 상습투약자는 현재 약 15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마약류 사범 중에는 특히 20, 30대가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 유창종 마약과장(대검찰청): 일본으로 수출 되던 것이 수출이 줄어들면서 국내 재고량이 쌓이고 따라서 국내 값이 싸지고 또 이들을 팔아먹기 위해서 살 빠지는 약 술께는 약 이런 사술적인 방법으로 판매를 하면서 소비가 급작스럽게 늘어난 것입니다.

● 기자: 또 마약조직들은 최근 일본 야쿠자나 미국의 마피아처럼 본격적으로 기업화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 검찰에 적발된 히로뽕제조 조직도 회사와 호텔 등을 경영하면서 국제 마약 조직과 연계돼 판매활동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마약류 사용자의 급속한 증가와 마약 범죄 집단의 조직화는 이제 마약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을 그 어느 때 보다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원태 입니다.

(송기원, 김원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