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차인태,백지연

필리핀 교포 장대길씨 가족 상봉[허인구]

입력 | 1989-09-28   수정 | 1989-09-28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필리핀 교포 장대길씨 가족 상봉]

● 앵커: 저희 문화방송에 헤어진 가족을 찾을 수 없겠느냐고 호소해 온 해외동포가 또 40년 만에 혈육을 만났습니다.

오늘도 이어진 혈육과의 해후소식 허인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82살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고국에 있는 혈육을 찾기 위해 한민족 체육 대회에 참가한 장대길 할아버지는 오늘 저녁 숙소로 찾아온 외동딸 장성숙씨 가족을 만나 40년 동안 간직해 온 혈육의 정을 나눴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서인지 처음에는 서먹해 하던 가족들은 친 혈육임을 확인하고는 끝내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일본 식민지하의 어려움 속에서 필리핀으로 건너간 40여 년간 소식이 끊겨 죽은 줄로만 알고 있던 가족들은 어제 밤 MBC뉴스를 접한 이웃들의 권유로 방송사에 문의를 해와 오늘 상봉이 이루어 졌습니다.

● 장대길(필리핀, 82): 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가 이렇게 만나게 되니 감회가 깊습니다.

● 장성숙씨(안양,69): 너무나 반가워요, 노인네가 돌아가셨는지 알았더니 이때까지 살아있는 것을 생각할 때 정말 하나님한테 감사드릴 수밖에 없어요, 굉장히 늙으셨어요.

● 기자: 어머님의 나라를 찾아온 필리핀 교포 2세 권투길 씨도 방송을 접한 외삼촌들과 연락이 닿아 오늘밤 가족 모임에 가게 되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또 모스크바 한인회의 김 빅토르 씨도 소련에서 만났던 민주당 황명부 부총재의 도움으로 오늘 오후 외삼촌 최진근 씨 등 친척들을 만나 태어난 지 처음으로 한민족 핏줄의 따뜻한 정을 나눴습니다.

1948년 사할린에서 태어나 소련 직업 동맹 법률담당관으로 일하고 있는 김 빅토르 씨는 평소 한국의 친척들 얘기를 해 온 어머님 최남순 씨가 자신이 묻힐 고국의 흙이라도 갖다 달라고 했다며 뜻밖의 친척들을 만난데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MBC뉴스 허인구 입니다.

(허인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