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엄기영,백지연
우지라면 해당업체, 문제의 쇠기름 해롭지 않다고 주장[김상기]
입력 | 1989-11-06 수정 | 1989-11-06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우지라면 해당업체, 문제의 쇠기름 해롭지 않다고 주장]
● 앵커: 라면파동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것 같은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해당업체들은 문제의 쇠기름이 사람 몸에 해롭지 않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국민들의 속이 이미 크게 뒤틀린 마당에 그런 주장이 귀에 들어 올 리 만무 하겠지만 차제에 이런 사태가 터지게끔 내버려둔 당국의 행정부실 문제도 그냥 넘길 수 없다는 여론도 크게 일고 있습니다.
김상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미국산 비식용 쇠기름에 대한 검찰 수사발표가 있은 지 나흘째인 오늘 해당식품 회사들은 조업을 일부 중단하는가 하면 반품소동이 잇따르는 이른바 쇠기름 쇼크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신세계와 롯데 등 대형 유통업계들은 물론 슈퍼마켓이나 구멍가게에서도 라면과 마가린등 해당제품의 반품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소비자 단체인 한국 부인회도 해당식품 재벌들의 제품불매운도에 나섰으며 국방부도 연간 1900만개를 납품하는 삼양라면의 급식을 오늘부터 중단시키고 피엑스에서도 판매를 금지 시켰습니다.
식품회사들은 이 같은 쇠기름파동을 맞자 어제부터 일간지 광고를 통해 검찰수사를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즉 이들 회사들은 말썽을 빚고 있는 쇠기름은 정제를 거쳐 사용하면 문제가 되지 않으며 보사부에 구격규정에도 합격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검찰은 유해정도에 대한 명백한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오늘 수입되고 잇는 2등급이하의 쇠기름은 미국에서 죽은 소나 도살장에서 나오는 각종 부산물이며 식품회사들이 쇠기름을 싼 비닐까지도 정제과정에서 함께 녹이고 있다며, 업계의 주장은 국민들을 호도하는 행위라고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검찰은 또 정제를 거친 문제의 쇠기름이 인체에 해로운지에 대해서는 감정결과를 얻지 못했으나, 어쨌든 이 같은 원료를 사용했다는 것만으로도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검찰과 식품회사들의 공방이 가열되는 것과 함께 문제의 라면들이 과연 우리들에 해로운 것 인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보사부도 이들 제품이 현행식품기준에는 적합하다고 밝혔으나, 정밀검사를 국립보건원에 다시 한번 의뢰함으로써 소비자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아무튼 식품원료 수입에 대한 통관검사가 서류심사에만 그침으로써, 쇠기름 파동에 간접적인 원인제공을 한 보사부의 행정부재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보사부는 오늘 뒤늦게 미국에서 비식용으로 분류된 문제의 쇠기름을 식품제조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시키기는 했으나, 통관검사 인력과 장비확보라는 어려운 숙제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문제의 라면이 식품으로서 적합하다는 보사부 발표와 이와 엇갈리는 검찰의 입장 그리고 업계의 결백주장 틈바구니에서 소비자들은 더욱 혼란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상기입니다.
(김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