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환/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기업은 크게 수량-시간-공간을 통제함으로써 희소성의 효과를 발생시킬 수가 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금전적, 시간적 비용을 감수해서라도 그 상품을 반드시 구매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특별한 것을 소유하고 싶고, 남보다 돋보이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계속되는 한 공급을 줄여 구매자들을 안달 나게 만드는 한정판 열풍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 앵커 ▶
이 에르메스 백이 요즘 화두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이죠, 김윤옥 여사가 뇌물로 받은 의혹 때문입니다.
돈다발이 담긴 백이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파문은 더 커지고 있는데, 이 문제를 제기한 정두언 전 의원의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정두언/전 의원(어제 CBS 라디오)]
″그 당시에 저는 그렇게 들었어요. 그렇게 확인을 했어요. 그러니까 에르메스 가방인지는 그 당시 몰랐고 명품백에 3만 불을 넣어서 줬다. 그런데 그거를 가지고 그냥 차에다 처박아놓고 있다가 두 달 만에 조금 얘기가 들리니까 돌려줬다. 이렇게 제가 확인한 거죠. 이거 이런 일이 있는데 한번 확인해 봐라. 그랬더니 놀랍게도 저는 설마 했죠. 한 20,30분 후에 전화가 왔는데 ′사실입니다′라고 답이 왔어요.″
뇌물 에르메스.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에게 건넨 뇌물, 에르메스였습니다.
대우조선 비리로 구속된 홍보대행사 대표 박수환 씨는 로비 대상자의 부인들에게 에르메스 핸드백을 바쳤습니다.
′학력 위조 사건′의 신정아 씨도 정·관계 인사들에게 에르메스를 선물했습니다.
이번 김윤옥 여사의 경우 다른 사건들과는 좀 차이가 나는 게 있습니다.
에르메스 명품 백이 뇌물 자체가 아니라 돈다발을 폼나게 만드는 포장지처럼 쓰였다는 점입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명품 백도 받고 돈도 받는 ′일석이조′라거나, ′뇌물의 진화′라는 자조 섞인 얘기부터, ′에르메스의 망신′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뇌물로 쓰인 에르메스.
그 누구보다 에르메스 백을 직접 손으로 만들어 낸 장인의 입장에선 결코 달가운 일이 아닐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