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침대′ 피해자]
″애기도 1년 준비해서 유산 한 번 하고 겨우 생겼는데, 애기가 지금 같은 침대에서 먹고 자고 놀고…아까 얘기하신 모유 수유 끊었다는 사람 저고요, 고농도에 이렇게 피폭된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라돈 침대′ 피해자]
″저는 2008년에 침대를 구입했어요. 지금까지 치료받고 있거든요. 제 아들은 폐렴을 해마다 걸리고요. 코감기를 거의 달고 삽니다. 정부도 조사 좀 해주시고, 그 물질 들어간 거는 전부 조사하고, 방사능 수치 좀 검사해 주시고, 그리고 빨리빨리 수거 좀 해주세요.″
[′라돈 침대′ 피해자]
″저희 딸은 그 침대를 여지껏 사용하고 있는데, 8년 사용했고요. 작년 6월에 갑상선 항진증을 진단받았고요. 그리고 아기가 그 침대 밑에서 1년간 생활을 했는데, 코와 목만 붓거나 코가 막히거나 콧물 질질 흘리거나…약이 항생제라도 금방 안 나아요.″
◀ 앵커 ▶
자, 문제가 된 라돈.
색깔도, 냄새도 없는 기체입니다.
그래서,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리는데.
이 라돈 작은 충격에도 쉽게 쪼개지는데 이때, 납과 비스무스 같은 방사성 미세물질들이 나오는데 흔히 ′라돈의 자손′이라고 불립니다.
이게 먼지에 달라붙어 몸속에 침투해 문제를 발생시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가 된 침대에서만 라돈이 나오는 건 절대 아닙니다.
라돈은 우리 주변에 늘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문제의 라돈, 주로 어디서 어떻게 발생이 되는건지 리포트로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2015년 03월 18일 뉴스데스크 장승철]
서울의 산 중턱에 위치한 25년 된 가옥.
벽에 금이 간 안방에서 방사능을 측정해봤습니다.
농도는 무려 1,455 베크렐, 권고치의 10배에 달합니다.
자연에서 나오는 방사성 가스인 라돈 때문입니다.
환경부가 전국의 주택 6천6백여 곳을 조사한 결과, 16%인 천80여 곳에선 라돈농도가 기준치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인근/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
″라돈가스 같은 경우는 토양에서부터 새어나오는 가스이기 때문에 더 주택 실내로 들어올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거죠.″
전국 지하수 500여 곳을 조사했더니 20%가 넘는 100여 곳에서 미국 기준치 이상 우라늄과 라돈이 검출됐습니다.
◀ 앵커 ▶
이처럼 대부분의 라돈은 토양이나 지하수 같은 자연에서 발생합니다.
그런데 이번 라돈 파문, 공교롭게도 자연 상태가 아닌 가구인 침대에서 나왔죠.
왜 그랬을까?
제조업체가 음이온 광물인 ′모나자이트′를 침대 매트리스에 넣었기 때문입니다.
몸에 좋다는 이유로 넣었다는 데, 바로 이 광물에서 라돈이 나오게 된 겁니다.
더 큰 문제는, 이 모나자이트가 속옷과 팔찌, 화장품에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실제로 침대업체에 모나자이트를 납품했던 회사.
생활용품업체 60여 곳에도 같은 광물을 공급했습니다.
그런데요, 이 ′라돈′에 대한 경고, 10년 전에도 나왔습니다.
당시 원자력안전기술원이 한 온열 매트에서 모나자이트 성분을 발견했는데 매일 6시간 이상 사용했더니 연간 방사능 피폭량이 기준치보다 최대 9% 이상 많았습니다.
관련 인터뷰 보시죠.
◀ 영상 ▶
[안종주/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 위원]
″돌침대에서 모나자이트 광물을 사용해서 거기서 방사선이 나온다는 것을 우리 정부가 알고 있습니다. 이미 그것이 경고였는데 그 경고를 우리 정부가 무시했고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이 사태를 막을 수 있었는데 무려 10년 가까이 이것을 방치 했다는 것은 원료수입가공업체에서부터 침대제조판매업체뿐만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 와계시는 원자력 안전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정부부처 관계자들의 책임도 매우 크다 이렇게 봅니다.″
◀ 앵커 ▶
자 그런데요.
라돈과 관련해 지나친 공포감을 조성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피폭량 100밀리시버트 이내에선 방사선이 암을 유발한다는 확정적 증거가 없다는 게 학계 의견입니다.
또, 팔찌, 목걸이에 삽입된 모나자이트는 워낙 소량에 불과해서 인체에 유해할 가능성은 적다는 거죠.
′라돈 침대 사태′, 조금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 들어보시죠.
◀ 전화 ▶
[김상녕/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명예교수]
″예를 들자면, 담배가 이롭지는 않습니다. 하루 한, 두 개비 피웠다고 해서 곧바로 암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롭다고는 할 순 없지만, 당장 암이라든지 병에 걸린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다르고, 침대가 놓여있는 공간에 환기 상태나, 여러 가지 흡입상태, 침대에서 얼마나 생활했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사람마다 다르고 확률적으로 다르기 때문에…그것을 얼마 피폭되면 암에 걸린다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 앵커 ▶
일단 집에 라돈 침대가 있다면 서둘러 회수 조치를 해야겠고요.
그렇다면, 일상에서 라돈의 위험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어떤 것일까, 바로 환기입니다.
라돈은 공기보다 9배가량 무겁습니다.
그래서 지표면 가까이 내려와 앉아있는데요.
환기를 시켜주면 실내에 쌓인 라돈, 최고 70%까지는 제거할 수 있습니다.
라돈은 또, 금이 간 벽을 타고 실내로 새어 들어오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하니까요.
금이 간 벽 틈새를 서둘러서 보강재나 콘크리트 마감재로 메워주는 것도 피해를 줄이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