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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기사의 '점검 소홀'로 일가족 질식사

입력 | 2018-06-08 17:39   수정 | 2018-06-0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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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네, 다음 뉴스입니다.

지난 2월, 전주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이 가스에 질식돼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수사결과 검찰은 보일러 기사의 점검 소홀을 사고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한범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넉 달 전 전주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노부부와 손자 등 일가족 3명이 질식사했습니다.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 보일러 배관에서 새어 나온 연기가 원인이었습니다.

검찰은 가해자로 안전 점검에 소홀했던 보일러 업체를 지목했습니다.

숨진 가족들은 사고 직전 ″보일러만 틀면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보일러 업체에 수리를 요청했었습니다.

[경찰 관계자 (지난 2월)]
″(손자가) ′할아버지가 보일러 수리한다′고 문자를 보냈어요, 누나한테. ′(할아버지가) 손발이 차갑고, 계속 어지럽다고′하고….″

수리를 나온 보일러 기사는 육안으로만 보일러를 살폈을 뿐, 실제 가스가 새는지 측정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집안의 일산화탄소 수치는 치사량을 웃도는 2백 PPM까지 치솟은 상태.

결국 수리기사의 소홀한 대처가 참변을 불러왔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보일러 기사와 업체 대표는 물론, 공동 배기구를 막아 연기 배출을 어렵게 만든 아파트 운영위원장 등에게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비슷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보일러 업체가 가스 측정 장비를 의무적으로 구입하도록 하는 등, 제도적인 보완도 시급해 보입니다.

MBC 뉴스 한범수입니다.

◀ 앵커 ▶

네, 지금 보신 사건.

자칫 미궁에 빠질 뻔했던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해결의 실마리가 된건 바로 뒤에 보이는 카톡 내용이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이 카톡, 사고로 숨진 손자가 집 밖에 있던 엄마와 나눈 대화였습니다.

할아버지가, 손발이 차갑고 계속 어지럽다고 한다, 내가 누구냐고 물어도 대답도 못하고 고개가 한쪽으로 쳐진다, 이렇게 심상치 않은 상황을 전한 겁니다.

놀란 엄마가 ′집으로 갈까′라고 물었지만, 그 후에는 아들 역시 더 이상 답이 없었습니다.

보일러 기사가 점검 뒤 돌아간 뒤에 1시간쯤 지나 나눈 대화인 건데, 사건 당시 상황이 그대로 나타나 있었던 겁니다.

엄마는 급하게 119에 신고했지만, 안타깝게도 일가족 3명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이미 세상을 등진 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