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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월드] 사우디아라비아, 마침내 '여성 운전' 허용

입력 | 2018-06-25 18:00   수정 | 2018-06-2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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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네, 보도국 오픈 스튜디오입니다.

오늘 MBC월드는 21세기가 된 지 18년이 지나서야, 여성들이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된 나라, 사우디아라비아 얘기입니다.

사우디는 여성의 운전을 금지해온 마지막 나라였는데요.

운전이 허용되자 사우디 여성들, 차를 몰고 나와 자유를 만끽했다고 합니다.

먼저, 그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사마/사우디 여성 운전자]
″역사적인 날입니다. 운전을 하게 돼 너무 행복합니다. 불과 몇 분 전 허용됐습니다.″

[알 아자지/사우디 여성 운전자]
″샌드위치를 좋아해서 사러 갈 거예요. 이제 음식 사기 위해 혼자 다녀올 수 있네요.″

◀ 앵커 ▶

우리의 시각으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 일이지만, 지금까지 사우디 여성들, 면허가 있어도 운전을 하지 못했습니다.

반드시 남성이 운전하는 차에 타야 했고요, 뒷좌석에 앉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겠죠.

여행, 자녀 통학, 장보기 등을 할 때 자동차를 사용할 수 없었던 겁니다.

자, 이렇게 여성 운전이 허용되면서 운전학원들,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데요.

사우디 사람들의 얘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알 아자지/사우디 여성 운전자]
″이런 역사적인 순간, 정말 신납니다. 스스로 운전할 수 있고 남성 운전자를 기다릴 필요도 없으니까요.″

[알리 알타미니]
″이번 외출은 제 아내의 첫 번째 심부름이에요. 오늘부터 여기가 제자리이고 아주 편합니다. 그동안 저는 운전을 충분히 했어요.″

[운전학원 관계자]
″저희 운전학원에 여성 5천 명이 등록했고, 앞으로 8만 5천여 명이 등록할 것입니다.″

◀ 앵커 ▶

자, 지금 보시는 화면, 세계적인 거부, 알 왈리드 사우디 왕자가 자신의 SNS에 올린 영상입니다.

딸이 운전하는 모습을 자랑하면서 힘껏 박수 쳐주죠?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사우디가 이제 21세기로 들어섰다.″

그렇다면, 이 같은 변화의 바람, 그 진원지는 어딜까요?

사우디의 실권을 장악한 30대 젊은 지도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주인공입니다.

′온건한 이슬람 국가′를 표방하면서 그동안 사우디 여성을 억압해온 관습들을 하나씩 깨 가고 있는데요.

그의 개혁 조치, 그 배경과 내용을 리포트로 정리해봤습니다.

◀ 리포트 ▶

큰 소리로 환호하면서 박수를 치는 관객들 사이로 얼굴을 드러내고 활짝 웃는 여성들이 섞여 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서구의 대중음악을 남녀 좌석 구분없이 한자리에서 즐기는 건 지금껏 사우디아라비아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관객]
″사우디에서 이런 공연을 볼 수 있다니 정말 기뻐요.″

여성의 스포츠 경기장 입장 허용과 35년 만에 영화관 부활 등 이런 거대한 변화의 이면에는 저유가 시대를 헤쳐나가려는 사우디의 고민이 있습니다.

사우디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찾은 해법은 여성의 경제·사회 활동을 지원하기로 한 겁니다.

[모하메드 빈살만/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우리는 지난 30년 동안 얽매였던 엄격한 관습을 이제는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 앵커 ▶

하지만 사우디 여성의 인권이 근본적으로 개선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마흐람이라고 불리는 남성 보호자 제도가 가장 큰 장애물인데요.

여전히 존재하는 마흐람.

한 마디로 ′여성 혼자,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수 없다′ 이겁니다.

실제로 사우디 여성은 남성 가족의 동의가 없으면 결혼, 여행 교육, 취업 등의 인생의 중대 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오는 얘기가 고작 운전 하나 하게 해주고 정작 가장 중요한 여성의 자유는 여전히 남성이 틀어 쥐고 있는 거 아니냐는 겁니다.

이를 두고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이렇게 꼬집었습니다.

″개혁은 지도자가 국민에게 보내는 시혜이지, 쟁취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라는 것을 왕세자가 보여줬다.″

지금까지 MBC월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