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과하게 좋아져서 흥분 상태가 되는 조증과 그리고 기분이 착 가라앉는 우울증이 반복되는 정신질환이 바로 조울증인데.
이런 조울증 환자의 돌발 행동, 범죄로 이어지는 일이 잦습니다.
이틀 전에는 달리는 고속버스에서 알지도 못하는 앞자리 승객을 흉기로 찌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먼저, 이 사건 살펴보겠습니다.
그제, 부산에서 광주로 향하던 고속버스 맨 뒷자리에 앉은 20대 여성, 갑자기 세 칸 앞자리, 40대 남성에게 다가가 다짜고짜 칼을 휘두렀습니다.
입과 목, 손 부위를 찔렸는데, 버스 기사와 승객들이 몸싸움 끝에 뜯어말렸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 생면부지 사이였습니다.
버스 안에서 시비조차 전혀 없었고요.
이 20대 여성, 경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을 찔러야겠다는 심정이었다′
′가장 가까이 앉은 사람을 찔렀다′
체포 당시 칼을 세 자루나 갖고 있었는데, 한 개로는 불안해서 백화점 들러 칼을 더 산 뒤 버스에 올랐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이 20대 여성, 수년 전부터 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합니다.
경찰의 말,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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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경찰서 관계자]
″약물을 계속 1년 정도 복용하다가 상태가 호전돼서 약물을 안 먹다가, 우울한 상태인 거를 인지해서 월요일쯤에 병원에 데려가야겠다고 하던 찰나에 범행을…집에서 사용하던 작은 부엌칼을 미리 소지해서 나왔고, 버스 타기 전에 칼 세트 사서 세 개 칼을 들고 자기가 누구를 해할 목적으로 하나를 가져왔고, 두 번째 칼을 구입한 것은 불안해서 그랬다는데, 계획적인 것은 맞고, 이유에 대해서는 말을 안 합니다.″
◀ 앵커 ▶
이 같은 조울증 환자,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2011년에 6만 7천 명이었던 것이 2015년에 9만 2천여 명, 무려 38%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환자 5명 중 2명은 4,50대였고요, 70세 이상 환자도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조울증이 생기는 이유,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건 없습니다.
과도한 음주와 스트레스, 수면 부족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건 분명하다고 합니다.
′현대인의 병′이라고 볼 수도 있을텐데, 조울증 범죄 빈번하고요, 양상도 심각합니다.
관련 보도 함께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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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119구급차 보닛을 두 발로 펄쩍 뛰어 내리찍더니 지켜보는 시민들에게 소리를 지릅니다.
[한원횡 서울수서경찰서]
″양극성 정신장애, ′조울증′이 좀 있었습니다. 좌절감, 스트레스 이런 게 생기면 산에 가서 불을 피우면서 해소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 앵커 ▶
조울증 증상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보통, 가을과 겨울에 우울증을 보이고, 봄과 여름에 조증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조증 때는 자신감이 넘쳐 말과 행동이 많아지고, 피곤하지도 않다고 하고요.
아이디어도 많아지고, 낙관적이라고 합니다.
반면, 증세가 악화되면 다른 이들과 자주 다투고, 공격적 성향을 보이고, 이때 폭력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반대로요, 우울증 상태에서는 말썽 일으키는 일은 부쩍 줄어들게 됩니다.
슬픔에 잠기거나 짜증을 자주 내게 되죠.
매사에 관심이 없고, 사회생활도 줄어들게 됩니다.
반면 죽음에 대해서는 관심이 높아지고요.
그래서, 이게 자살로 이어지곤 합니다.
조울증은 대개 20대 초반에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데, 노년기에 처음 증상이 나타났다면 뇌졸중이나 뇌혈관질환의 가능성 역시 높다고 하니까 확인을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전문의의 설명,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 영상 ▶
[조현상/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
″기존 우울증 치료제는 아무래도 신경전달물질이라는 물질에 초점을 맞춘 반면에 조울증은 뇌신경 흥분도를 조절해주는 약을 씁니다. 첫 발병인 경우에서는 증상이 완전히 회복되더라도 1년 내지 2년 동안 유지 치료를 하는 게 좋습니다.″
◀ 앵커 ▶
반복되는 조울증 범죄, 제대로 된 치료만 받아도 막을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약물치료만으로도 증상의 70%는 완화된다고 하니까요.
장기적인 증상 관리도 중요하다고 하니 의심이 된다면 의학의 도움을 반드시 받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