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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멈춰 선 '지구경제' 쌓이는 기름…우리 경제 영향은
입력 | 2020-04-21 19:46 수정 | 2020-04-2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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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무엇이든, 공급이 넘쳐나면 값이 떨어지는 게 당연한 시장 논리입니다.
그렇게 기름 값이 떨어지면 석유 한 방울 나지 않은 한국 입장에서는 좋은 거 아니냐, 당장 이런 생각이 들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합니다.
마이너스 원유 가의 명과 암, 김수진 기자가 설명해 드립니다.
◀ 리포트 ▶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는 건, 원유업체가 기름을 팔 때 돈을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줘야 하는 상황이라는 뜻이죠.
원유 공급은 여전한데, 코로나19로 소비가 급감하면서 벌어진 현상입니다.
원래 전 세계가 하루 1억 배럴씩 기름을 쓰는데, 코로나로 소비량이 하루 7-8천만 배럴로 줄어든 겁니다.
세계 원유의 5분의 1을 쓰는 미국만 봐도 코로나로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지면서, 휘발유 소비가 급감했고, 항공기는 운항을, 공장은 가동을 중단했으니까요.
최근 유가가 뚝뚝 떨어지는 상황에서 산유국들이 공급량을 줄이려고 감산 합의를 하기는 했는데, 시기도 늦었고 감산한 양도 충분치 않았던 겁니다.
오늘 마이너스에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5월 인도분인데, 이 추세라면 앞으로는 배럴당 10달러선도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가 하락,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당장 주유소 기름값이 확 내려가면 소비자로서 반가울 수 있겠지만, 산업 전반을 보면 그렇게 좋은 일은 아닙니다.
유가가 하락하면 우리의 주력 수출품 중 하나인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져 1차로 정유업계가 큰 타격을 입습니다.
이미 국내 정유 4개사가 이번 1분기에 3조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할 거란 분석이 나온 상황입니다.
타격은 다른 수출품목들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우리 주력산업인 조선업을 예로 들면, 주 고객인 산유국에서 선박 발주를 줄이게 돼 직격탄을 피할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석유협회]
″석유화학 제품이나 정유 또는 선박, 플랜트, 철강 같은 제품들로써는 산유국의 경기재정이 어려워지게 되면 글로벌 발주량이 줄면서 국내경기마저도 같이 동반침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는 이런 초저유가가 언제까지 갈까인데요.
전 세계 코로나19 상황에 달려 있는, 불확실한 문제이니만큼, 유가하락의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수진입니다.
(영상편집: 김선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