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장인수

[다시간다] '진각종'이 뭐길래…서울시의 '수상한 감사'

입력 | 2020-05-20 20:13   수정 | 2020-05-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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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다시간다 인권사회팀 장인수 기자입니다.

불교 3대 종파 가운데 하나인 진각종 내 성추행과 갑질 의혹에 대한 서울시의 특별감독이 봐주기였다는 보도, 1년 전에 제가 직접 했었는데요.

그 후 이 특별감독이 정말 부실했는지 서울시가 자체 감사를 벌였는데, 이 감사마저도 문제 투성이였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그 현장으로 다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진각종 최고 지도자의 아들 김 모씨는 직원들에게 헌금을 강요하고, 여직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피해 여직원 B]
″저는 괜찮다고 했는데 계속 강압적으로 위에서 이렇게 누르면서 어깨를 뒤에서 만져주는 상황이었으니까..″

서울시는 사실 확인을 위해 2018년 8월 특별지도감독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감독 결과가 석연치 않았습니다.

최고 지도자와 그 아들은 놔둔 채, 시설 책임자 5명만 경찰에 고발하고, 그 중 2명을 해임 조치한 겁니다.

′바로간다′의 문제 제기 이후 최고 지도자는 사퇴했고 아들은 법정구속이 됐습니다.

서울시도 특별지도감독이 부실했던 것 같다며, 공무원 3명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MBC에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 감사 역시 솜방망이 징계로 끝났는데 그 과정에 서울시 간부들의 압력이 있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의혹이 사실인지 담당 조사관을 찾아갔습니다.

처음엔 취재를 피했지만,

[서울시 감사위원회 조사관]
″제가 언급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보받은 녹음파일을 비롯해 증거를 보여주자, 그간의 사정을 털어놨습니다.

감사에 착수한 지난해 5월 이후, 상사의 압력성 발언이 여러 번 있었다는 설명.

[서울시 감사위원회 조사관]
″(상사가) 조사 내용을 보고 받기도 전에 주관적인 판단하지 말라고 저한테 뜬금없는 말씀하셨고...″

조사관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중징계′ 의견을 냈습니다.

진각종 감독 과정에 분명한 잘못이 있었다고 본 겁니다.

″(공무원들이 특별감독을) 가자마자 그 다음날부터 특정한 그 시설장을 해임시키라고 요구했다는 거죠. 그 자체가 갑질을 한 거죠.″

그런데 상사는 감사 대상을 감싸며, 오히려 조사관을 질책했다고 합니다.

[대화내용 녹음(조사관-과장 지난2월)]
조사관: 조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누구 해임이 목표다..
과장: 내 말을 이해를 못해요? 그게 뭐가 문제냐는 거예요?

지난 6일 감사위원회 회의에선 감사위원장이 조사관의 말을 막고, 회의장에서 아예 내쫓아 버렸습니다.

[지난 6일 감사위원회]
조사관: 이의 있습니다.
감사위원장: 아이 그만해. 그만해.

[감사위원회]
조사관: 저는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위원장: 밖에 나가. 나가요. 빨리. 나가시라고.

결국 감사 결과는 실무자 2명은 ′훈계′, 담당 국장은 ′징계 없음′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조사관은 사실상의 면죄부 처분에 서울시 간부들의 압력이 작용한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시 감사위원회 조사관]
″정무라인에서 많이 개입하는 걸로 전 알고 있습니다. 제 건도 그런 상태고요. 시장실 정책특보(당시 정책보좌관)를 통해서..″

MBC의 확인 결과 조사관의 상사는 감사 진행 중에 그 내용을 정책보좌관에게 보고했고, 심지어 감사를 받고 있는 국장에게도 감사 진행 상황을 알려줬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부당한 압력은 없었고 징계 수위도 적절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서울시 감사위원장]
″저희는 투명하게 했고 공정하게 했고 그래서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는 거죠″

지도감독에 문제가 있어서 감사를 했는데, 그 감사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조사관의 실토.

투명성과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격을 높인 서울시 감사위원회에 대한 감사까지 필요해진 상황입니다.

다시간다 장인수입니다.

(영상취재: 조윤기, 김두영 / 영상편집: 노선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