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소정

"선 밖은 위험해"…노숙자 위한 '주차장 캠프'까지

입력 | 2020-05-20 20:24   수정 | 2020-05-2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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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미국 사회는 지금도 하루에 천 명 넘게 코로나19 때문에 숨지고 있지만 경제 정상화를 위해 봉쇄 조치를 부분적으로 완화하고 있습니다.

집에만 있던 이들이 야외 활동을 시작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려는 여러 고육 지책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임소정 기잡니다.

◀ 리포트 ▶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공원.

잔디밭에 여러 개의 원이 그려져 있습니다.

공원 표지판에는 ″이 장소를 이용할 시 그려진 원 안에 머물러달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있습니다.

최근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찾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공원측이 고안해 낸 방법입니다.

그래서 원들 사이의 거리도 2미터 가량 벌려놓았습니다.

[브리타니 데지로라모]
″원을 몇 개 그려놓음으로써 얼마만큼 떨어져야 2m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인지 쉽게 알 수 있어요. 덕분에 걱정할 필요 없이 느긋하게 즐길 수 있죠.″

하지만 정작 원 안에서는 거리두기 규칙이 없어 옹기종기 붙어 앉기 마련이고, 원 밖을 벗어나도 제재는 없습니다.

[타라]
″아무도 정확히 원 안에만 머물지 않을걸요. 지켜봐온 바로는 사람들은 일어나서 그냥 돌아다닌다고요.″

샌프란시스코 시청 앞 주차장에도 2미터 간격의 네모 칸들이 그려졌습니다.

공식 명칭은 ″안전하게 잠드는 마을(Safe Sleeping Village)″입니다.

실제로는 노숙자들을 한군데 모아놓기 위한 텐트촌입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이 높은 노숙인들이 길에 돌아다니며 전파할 우려가 크다보니 미국 곳곳에 이같은 노숙자 텐트촌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텐트를 치기 원하는 노숙자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노숙인]
″강제하기 전에는 아무도 그곳에 가기 위해 지금 있는 곳을 떠나지 않을 거 같은데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각종 고육지책이 등장하고 있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나들이 인파에 주정부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최근 콜로라도 주의 한 계곡에는 코로나19로 폐쇄됐다는 경고를 무시하고 수백명의 사람들이 몰려 거리두기에 무감한 시민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줬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편집: 이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