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곽동건

355일 만에 땅 밟은 해고노동자…이재용은 재소환

입력 | 2020-05-29 20:17   수정 | 2020-05-29 20:21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철탑 위에서 복직을 요구하며 고공 농성을 해왔던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 씨가 오늘 355일만에 내려 왔습니다.

극적인 합의를 이룬 삼성 측도 ″다행스럽다″면서, ″앞으로 더 겸허하게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이어서 각종 수사와 재판을 의식한 행보로 보이는데, 검찰은 오늘 이 부회장을 사흘만에 다시 불러서 조사 하고 있습니다.

곽동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7시간의 검찰 조사를 마친 그제 귀갓길.

이재용 부회장은 차창을 내려 인사를 건넬 정도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
″고생하십니다.″

오늘 오전 다시 검찰에 소환된 이 부회장은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경영권 승계′ 의혹의 출발점인 삼성바이오 ′회계 부정′ 단계부터 이 부회장 앞에는 곳곳이 암초입니다.

삼바는 2012년 미국의 한 제약사와 합작 설립한 신약 개발사 ′에피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었는데, 합병 이후 이 ′에피스′에서 1조 8천억 원의 부채가 발견됐습니다.

합병 전 드러났다면 모회사인 삼바와 제일모직의 가치까지 줄줄이 떨어졌을 상황.

삼바는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바꿔 부채를 숨기고 오히려 큰 이익이 난 걸로 장부를 고쳤습니다.

이 과정이 ′회계 조작′의 핵심입니다.

′금융계의 법원′이라 불리는 증권선물위원회도 이미 ′고의 부정′으로 결론낸 사안입니다.

당시 급박하게 회계 처리를 바꾼 과정이 적나라하게 담긴 내부 문건은 결정적 증거였습니다.

[김경율/회계사]
″(내부 문건엔) 회계 기준에 위반된다는 내용이 명백히 기술돼 있습니다. 물증들이 드러난 상황에서 (삼성이 기존과) 똑같은 주장을 하는 건 상당히 어이없다, 이렇게 밖에…″

검찰은 합병 발표 한 달 전 미래전략실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도 확보했습니다.

′주가 악재 요인은 합병 이사회 전 시장에 공개해′ 주가를 떨어뜨리고, ′호재 요인은 이사회 후 집중해 주가를 부양′하기로 하는 등 당시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주가조작 정황이 담겨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 1년 반동안 방대한 증거와 전·현직 임원들의 진술을 확보해 이 부회장의 개입 여부를 추궁하고 있습니다.

결국 합병의 최대 수혜자인 이 부회장이 어느 대목에서 지시나 보고를 받았는 지가,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포함한 사법처리 수위를 가를 전망입니다.

MBC뉴스 곽동건입니다.

(영상취재 : 김신영 / 영상편집 : 신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