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여홍규

대통령 경호국 차량도 불타…트럼프, 시위대를 '폭도' 지칭

입력 | 2020-05-31 20:08   수정 | 2020-05-3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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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미국은 지금 폭력시위가 전역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지면서 분노가 폭발한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이 아주 강경합니다.

시위대를 ′폭도′, ′약탈자′라고 부르면서, 진압에 연방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 여홍규 특파원이 시위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수백명의 시위대가 백악관을 향해 행진합니다.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씨가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러 나온 사람들입니다.

[백악관 시위 참여자]
″그들은 우리를 없앨 수 없습니다.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합니다.″

백악관 앞에 이르자 일부 참가자들은 진입을 시도하고, 백악관 경호를 맡고 있는 비밀경호국 소속 대원들이 최루탄을 쏘며 저지합니다.

시위대는 이렇게 백악관 앞 도로를 점거한 채 플로이드가 사망 직전에 했던 ′숨을 쉴 수가 없다″는 말을 외치며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CNN 방송은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를 비롯해 워싱턴DC와 캘리포니아, 뉴욕 등 22개 주 30개 이상의 도시에서 시위가 이어졌다고 전했습니다.

워싱턴DC에선 시위대가 비밀경호국 차량 3대를 파손했고, 필라델피아에선 경찰차를 비롯한 차량 여러 대가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미네소타 주와 애틀랜타 주에서는 한인이 운영하는 일부 상점이 유리창이 깨지는 등의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도중 폭력을 행사한 시위대를 폭도, 약탈자로 지칭하는가 하면, 급진 좌파 집단이라며 색깔론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폭도와 약탈자, 무정부주의자가 플로이드(흑인 희생자) 추모를 먹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오히려 시위대를 자극해 폭력을 유도한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미카엘라/백악관 시위 참여]
″트럼프의 과장된 표현은 위험합니다. 도처에 있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부추겨서 이같은 평화적인 시위대를 (폭력을 행사하도록) 선동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진압을 위해 연방 군대를 투입하겠다고 경고했고, 국방부도 미네소타 주지사의 요청이 있으면 4시간 내에 군대를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혀,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여홍규입니다.

(영상취재: 임상기(워싱턴) / 영상편집: 손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