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여홍규

워싱턴에 울려 퍼진 합창…국방장관은 '항명'

입력 | 2020-06-04 20:04   수정 | 2020-06-0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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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흑인 사망에 항의하는 미국 시위는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폭력 사태가 눈에 띄게 줄었고, 시위 현장엔 위로의 합창이 울려 퍼졌습니다.

시위 진압에 군 투입을 검토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에스퍼 국방 장관은 그럴 상황이 아니라면서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습니다.

워싱턴, 여홍규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우리는 모두 기댈 누군가가 필요해요″

′나에게 기대세요′란 빌 위더스의 대표곡.

오늘 워싱턴의 거리엔 분노의 함성 대신 위로의 합창이 울려퍼졌습니다.

백악관 시위는 오늘로 엿새째를 맞았습니다.

어제는 제 뒤로 보이는 백악관 인근 라파옛 공원에 높은 울타리가 쳐졌는데요.

오늘은 아예 그쪽으로 가는 길목을 군과 경찰이 가로막았습니다. 여기에 대해 시위대는 간간이 항의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일으키지 않고 비교적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시위대가 건넨 농담에 미소를 짓는 군인들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기다려온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검찰이 조지 플로이드씨를 숨지게 한 경찰의 혐의를 3급 살인에서 2급 살인으로 올리고, 체포에 가담했던 동료 3명도 모두 기소한 겁니다.

그럼 시위는 어떻게 되겠느냐 물어봤습니다.

[앤젤라/시위 참가자]
″인종차별이 종식되고 경찰의 만행이 사라지면 아마 그때 시위를 중단할 수 있을 겁니다.″

당장 시위가 중단될 기미는 없지만 미국 국방장관은 군대를 동원할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습니다.

[마크 에스퍼/미국 국방장관]
″우리는 지금 (연방군을 투입할) 상황이 아닙니다. 나는 폭동진압법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트럼프의 말을 잘 따른다고 해서 ′예스맨′으로 불렸던 에스퍼 국방장관이 공개 항명까지 나선건 그만큼 군 내부의 반발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3년 전 사임 이후 ′침묵의 의무′가 있다며 비판을 삼가해온 매티스 전 국방장관도 ″성숙한 리더십이 없는 3년의 결과를 목격하고 있다″, ″분열의 대통령″이라며 트럼프에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트럼프는 매티스를 ″미친개″라고 표현하며 분노를 드러냈고 백악관은 필요하다면 폭동진압법을 발동할 거란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제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폭동방지법을 발동하느냐 여부에 쏠리고 있습니다.

국방장관도 반대하는 이 법이 발동될 경우 그 후폭풍은 가늠하기조차 어려워 보입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여홍규입니다.

(영상취재 : 임상기(워싱턴) / 영상편집 : 오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