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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현
구순의 전우가 대신한 '복귀 신고'…별이 된 영웅들
입력 | 2020-06-26 19:46 수정 | 2020-06-2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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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제 행사의 주제는 ′영웅에게′였습니다.
미군의 유해인줄 알고 북한이 미국으로 보냈다가 국군 전사자로 판명된 147구의 유해가 70년 만에야 그리운 고국 땅에 도착했고 정부는 국가 원수급의 예를 갖춰 그들을 맞이했습니다.
그 감동의 현장을 임명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누군가의 기억 속에만 잠들어 있던 영웅들이 이제야 정말로 잠들, 모두가 기다리는 고국으로 돌아가는 길.
70년의 세월, 7천 킬로미터의 여정입니다.
[강병준/공군 대위 (참전 조종사 손자)]
″7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한시도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늦었지만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선배님들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살아있었다면, 비행기에 탄 영웅들의 뇌리를 스쳤을 장면들이 영상으로 동체 위에 흐릅니다.
총포와 화염, 모든 것의 붕괴, 하지만 믿을 수 없는 귀환..
하늘에 뜬 드론은 147개의 별에서, 태극기로, 그리고 영웅들에게 보내는 경례가 되었습니다.
전쟁 발발 두 달 뒤 부산에서 입대한 당시 스무살 故 김정용 일병.
아들을 배웅하던 어머니의 비녀가 여동생의 기억 속에 남았습니다.
[김민자/故 김정용 일병 여동생]
″오빠! 하고 불렀지만 들리지도 않았을뿐 아니라, 엄마 뒤 비녀모습이 햇빛에 비추는데 애처로왔어″
석 달 만에 함경남도 장진호 전투에서 숨진 그를 대신해, 이제는 구순에 가까워진 입대 동기가 복귀 신고를 했습니다.
[류영봉/예비역 이등중사(88세)]
″조국으로 복귀 명을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충성!″
돌아온 영웅들에게 조국은 21발의 조포를 쏘며 국가원수급으로 예우했고, 그들이 지켜낸 나라에서 자라난 청년은 영웅들을 ′친구′로 불렀습니다.
[유승호/배우]
″마지막 순간엔 누구를 떠올리며 눈을 감으셨습니까?″
[최수종/사회자]
″청춘을 바쳐 나라를 지킨 호국 영웅들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원이 확인된 국군과 미군 전사자 13명에 대해 참전 기장을 수여했습니다.
이어 빗줄기가 들이치는 가운데, 용사들이 영면에 들어가는 모습을 끝까지 배웅했습니다.
청와대는 이번 봉환을 끝으로 지금까지 북한에서 발굴된 유해 가운데 국군 전사자로 판명난 유해는 모두 돌아왔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임명현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일 / 영상편집: 장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