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윤상문

"식중독 증거인멸 수사해달라" 고소…유치원 "의도적 폐기는 아니다"

입력 | 2020-06-28 20:09   수정 | 2020-06-2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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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린 아이들에게 이른바 ′햄버거병′ 등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안산 유치원의 학부모들이 원장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준 음식들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아서, 아직까지 원인 파악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원장은 고의로 폐기한 게 아니라면서, ″책임을 다하겠다″ 고 사과했습니다.

윤상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안산의 사립유치원생에게서 식중독 의심 증상이 처음 나온 건 지난 12일.

이후 나흘 동안 40여 명의 아이들이 비슷한 증상을 보였지만 유치원이 학부모들에게 알린 건 지난 16일이었습니다.

[학부모]
″애가 병원 갈 때까지는 유치원에서 ′이런 증상이 있으니 조치 부탁한다′는 말을 전혀 못들었고요.″

식중독 의심 환자가 2명 이상 동시에 나올 경우 유치원은 관할 지자체에 이를 보고해야합니다.

하지만 이 유치원은 보건소에서 직접 연락이 올 때까지 이를 알리지 않았습니다.

학부모들은 유치원의 늑장 대응으로 사태를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며, 오늘 원장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학부모]
″무언가 큰 문제가 있을 거라는 내용을 즉시 다 원에 전달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후 조치가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는 수사를 통해서 명백히 밝혀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은 특히 아이들에게 제공한 모든 음식물을 6일간 보존하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이 유치원이 궁중떡볶이와 군만두, 수박같은 6건의 음식물을 보관하지 않은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184명이 다니는 이 유치원에서 식중독 의심 증상을 호소한 아이들은 111명.

이 가운데 15명은 용혈성요독증후군 이른바 ′햄버거병′ 진단을 받았고, 4명은 지금도 투석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학부모]
″정말 안 좋으면, 앞으로 평생 투석을 받든가 신장 이식을 하든가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다 얘기하더라고요.″

유치원 원장은 ″자신의 무지로 방과 후 제공되는 간식을 보존해두지 못했다″ 며 ″일부러 폐기한 것이 아니고, 분명하게 책임을 지겠다″ 고 밝혔습니다.

유치원이 제공한 다른 음식물과 조리 도구에서 감염 원인이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경찰은 내일 보건소와 함께 유치원을 방문해 CCTV 등을 확보해 위생 관리 전반을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 독고명 / 영상편집 : 신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