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장슬기

[추락사④] 무면허 하청까지…"안전모 샀다고 서류 꾸미면 돼"

입력 | 2020-06-30 20:35   수정 | 2020-06-3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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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공사비를 아끼려고 더 싼 하청 업체를 찾고 찾다보면 면허가 없는 무자격 업체가 공사를 맡기도 합니다.

그리고 서류에만 등장하는 안전모, 안전화 같은 안전 장비 구입비는 결국 원청 업체의 호주머니로 들어갑니다.

이어서 장슬기 기잡니다.

◀ 리포트 ▶

추락 사망 사고가 있었던 충북의 한 대형 창고입니다.

3년 전, 51살 진 모 씨가 철골 공사를 하다 7m 아래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최소한의 안전장비인 안전모도 없었고 안전벨트도, 작업발판이나 추락방지그물도 없이 고공 작업 중이었습니다.

하청공사를 맡았던 업체는 무면허업체.

남들도 다 그렇게 하는데 면허가 대수냐고 되묻습니다.

[무면허 시공업체 대표]
″청주에 제가 아는 데만 한 삼십 군데가 넘어요. 그런데 그 중에 전문(건설)면허를 갖고 있는 업체는 네 군데인가 세 군데 밖에 없어요.″

자격이 없는데도 공사를 맡은 비결은 가격 경쟁력.

[무면허 시공업체 대표]
″면허가 있는 업체하고 저희 같은 (무면허) 업체하고 단가에서 차이가 날 거예요. 10% 정도 보통 차이가 나요″

많게는 공사비의 3% 이상 안전관리비를 잡아놔야 하지만 애초부터 그런 건 없었습니다.

[무면허 시공엄체 대표]
″시공사인 원청에서 (안전관리비) 지원해 주고 해야지. 저희가 받는 건 공사 금액 밖에 없는 거예요″

원청이 하자는대로 할 수밖에 없고, 안전관리비를 잡아놔도 빼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무면허 시공업체 대표]
″내가 이런 얘기하면 안되는데… 다 불법, 다 어떻게, 다 찾아먹는 거죠. 안전화를 산다든가 로프를 산다든가. 그런데 실질적으로 샀다고 서류는 꾸미고, 안 사는 거지.″

불법 재하청이나 무면허 공사가 사망 사고를 낳고 있는데도 처벌은 미미합니다.

앞서 본 전남 순천과 충북 괴산 등 불법 의심 10여개 업체를 추려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주무부처에 물었습니다.

[전인재/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
″업체들이 서류상으로 완벽하게 구성을 해놓기 때문에 적발 자체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사망 사고로 불법이 들통나도 고용노동부나 경찰, 검찰이 알려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국토교통부는 사법기관 등과 관련 정보를 원활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하겠다고 MBC에 밝혔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취재: 소정섭 영상편집: 김재환)

인터랙티브

* MBC 기획취재팀 [사람이, 또 떨어진다] 추락사 1136 추적보도
https://imnews.imbc.com/newszoomin/groupnews/groupnews_13/index_day2.html
※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SNU팩트체크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