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정진욱

'수도권 최대 식수원'인데…쓰레기장 된 충주호

입력 | 2020-08-19 20:44   수정 | 2020-08-19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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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기록적인 장마는 끝이 났지만, 폭우에 떠밀려온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강과 바다를 뒤덮고 있습니다.

심지어 무더위 때문에 쓰레기가 썩고 있는데, 식수원 오염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정진욱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수도권 최대 식수원인 충주호입니다.

호숫가에 축구장 크기만 한 쓰레기 더미가 섬처럼 떠 있습니다.

집중 호우로 떠내려온 나뭇가지에 플라스틱과 같은 각종 생활 쓰레기가 뒤섞인 겁니다.

쓰레기가 퍼지지 않도록 그물로 가두고, 중장비로 퍼올리고 있지만, 무더위가 심해지면서 일부는 벌써 부패가 진행됐습니다

이 곳에 떠 있는 쓰레기양만 1만톤에 이릅니다. 작년의 3배가 넘는데, 25톤 트럭 400대가 실어날라야 할 많은 양입니다.

전국 대부분의 강과 호수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소양강댐 8천3백 톤, 대청댐 8천6백 톤 등 이번 장마 기간 동안 강과 호수에 떠내려온 쓰레기는 6만 8천 톤으로 추정됩니다.

서울에서 일주일 동안 나오는 쓰레기가 식수원에 한꺼번에 버려진 셈입니다.

[민병환/한국수자원공사 차장]
″댐 저수지 주변과 상류 유역에서 강우로 일시적으로 유입된 걸로 보고 있습니다. 장기 방치되면 수질 오염에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강을 따라 떠내려간 쓰레기는 바다까지 밀려왔습니다.

항구를 뒤덮은 쓰레기로 선박 운항도 위험한 상황입니다.

남해안에는 기름 유출 사고에 쓰이는 150톤 급 해경 방제정까지 동원됐습니다.

해경 직원들은 뜰채까지 들고 나와 쓰레기를 퍼올리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해변입니다.

페트병과 밧줄, 심지어 냉장고까지 각종 쓰레기가 수 십미터에 걸쳐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자갈 해안은 스티로폼 밭으로 바뀌어 발을 디디기도 어렵습니다.

전국 바다에 이런 해양 쓰레기가 1만 톤 넘게 널려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허승은/녹색연합 활동가(지난 4일)]
″경상도 지역과 전라도 지역을 조사하고 있는데 거의 전역이 이렇게 해양 쓰레기로 방치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뭇가지는 말려서 지역 주민의 땔감으로 공급할 방침이지만, 플라스틱 등 대부분은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해 매립하거나 소각 처리해야 합니다.

정부는 이번 주부터 인력을 집중 투입해 이달 말까지 쓰레기 수거를 끝마친다는 계획입니다.

MBC뉴스 정진욱입니다.

(영상취재: 이창순·윤병순/영상편집: 이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