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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욱
응급실까지 '1시간' 의사 없는 지역 언제까지?
입력 | 2020-09-03 20:24 수정 | 2020-09-0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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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정부가 의대 정원을 확대 하려는건 지역 의사들이 부족한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섭니다.
실제로 강원도 고성군에서는 응급 환자가 발생을 해도 속초나 강릉까지 차로 한 시간을 가야 해서 환자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 실태를 이재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환자를 태운 119구급차가 빠른 속도로 달려갑니다.
지난 7월, 강원도 고성 한 공사현장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50대 노동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구급차였습니다.
하지만 생명을 건지진 못했습니다.
1분1초가 급박한 상황인데도 1시간을 달려 멀리 속초의료원까지 가야했기 때문입니다.
고성에서는 매달 3건 정도의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는데 환자를 살리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김민수/강원 고성소방서 소방교]
″관내에 응급의료기관이 없어서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인구 2만6천여명에 서울 종로구보다 30배 가까이 넒은 강원도 고성군.
하지만 천 명당 의사 수는 서울 종로구가 16.29명, 고성군은 0.45명으로 종로구가 36배 이상 더 많습니다.
병원은 의원급 7곳이 전부고, 그마저도 주민이 거주하는 5곳 읍·면 가운데 2곳에 몰려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성 주민들에겐 보건소가 서울의 종합병원 같은 역할을 합니다.
고성군 죽왕면에 있는 죽왕보건지소.
공중보건의 의사 1명과 한의사, 물리치료사와 간호사 등 4명이 의료진의 전부입니다.
지금 시각은 오전 8시 55분입니다.
보건소 진료를 오전 9시부터 보니까 진료시간 전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찍부터 많은 환자들이 진료를 보기 위해 보건소에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능한 건 간단한 진료와 약 처방 정도입니다.
[김옥란/강원 고성군민]
″어느 정도는 (검사) 기계가 있어가지고 진찰을 받아봤으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의사가) 다른 병원을 가보세요 그냥 얘기만 하고…″
[정태윤/죽왕보건지소 공중보건의]
″일단 (의료)기구가 부족하기도 하고 진단이 어려운 부분도 없지 않고요. 다치시는 분이거나 다른 어떤 급한 증상 같은 경우에는 속초나 큰 병원으로 가시라고 말씀을 드리고 있긴 합니다.″
고성엔 응급의학과는 물론 정형외과 신경외과, 피부과 등 대부분의 진료과목 전문의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산부인과는 고성뿐 아니라 속초와 양양 인제 등 주변 지역에도 분만 가능한 곳이 1곳도 없습니다.
산모들은 차로 1시간 걸리는 강릉까지 ′원정 출산′을 해야합니다.
[속초 거주 신생아 어머니(최근 강릉에서 출산)]
″언제 진통이 올지 모르고 그런 게 있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조산기가 있어서 병원을 계속 왔다갔다 했어야 했는데 계속 강릉으로 다니게 돼서 불안했죠.″
속초의료원은 다음달부터 분만실을 운영하려고 3명의 산부인과 전문의를 채용하려 했지만, 2명만 겨우 구한 상태입니다.
인구 천 명당 의사수가 1명이 안되는 지자체는 전국에 46곳에 달합니다.
[함명준/강원 고성군수]
″시장에 맡겨가지고는 개선될 수 없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개선하려면 공공의료가 강화돼가지고 해소할 수 있는데…″
지난달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국민 여론조사에서 우리나라 보건의료 체계의 문제점으로 가장 많이 꼽힌 항목은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이었습니다.
그나마 의료 공백을 메워줬던 공중보건의도 병역자원 감소에 따라 대폭 축소되는 현실에서, 의료 사각지대에서 의사를 만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영상취재 : 김희건 / 영상편집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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