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진주

7개의 마스크·7번의 승리…그 의미는?

입력 | 2020-09-14 20:44   수정 | 2020-09-14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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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일본 테니스 선수, 오사카 나오미가 US 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대회 3승을 달성했는데요.

아시아 최초라는 수식어보다 인종 차별에 반대하며 그가 전해왔던 메시지가 더 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박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8일,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8강전.

코로나19로 텅 빈 관중석에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현수막이 펼쳐졌습니다.

오사카 나오미는 검은 마스크를 쓰고 경기장에 들어섰습니다.

마스크에 새겨진 이름은 조지 플로이드.

지난 5월 백인 경찰에 목이 눌려 사망한 흑인 남성의 이름입니다.

[오사카 나오미(지난 8일, 8강전)]
″(조지 플로이드 이름을 새긴 마스크를 쓴 이유는 뭔가요.) 사람들이 이 문제를 좀 더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본인 어머니와 아이티 출신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오사카는 일본 국적으로 대회에 출전했지만 스스로를 흑인 여성이라 불렀습니다.

오사카는 이번 대회 첫 경기엔 경찰 총격으로 숨진 흑인 여성 ′브리오나 테일러′가 적힌 마스크를 쓰고 나왔습니다.

이후 결승전까지 7번의 경기.

매 경기마다 인종차별로 숨진 흑인 피해자의 이름을 새긴 마스크를 썼습니다.

대역전의 드라마로 우승이 확정된 순간, 오사카는 바닥에 누워 아무 말 없이 하늘을 바라봤습니다.

[오사카 나오미]  
″(7개 시합, 7개 마스크, 7개의 이름…무슨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셨나요.) ′무슨 메시지를 얻으셨나요′가 질문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사람들이 이 문제를 많이 얘기하길 바랐습니다.″

오사카는 2018년 US오픈, 2019년 호주 오픈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3대 메이저 대회에서 연속 우승한 아시아 최초 선수란 영광을 안게 됐습니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 일본인보단 흑인 여성이란 점을 강조해왔습니다.

지난달 열린 투어 대회에선 흑인이 경찰로부터 피격당한 일이 벌어지자 자신은 운동선수 이전에 흑인 여성이라며 준결승에서 기권을 선언했습니다.

작년엔 오사카를 후원하는 한 일본 대기업이 오사카를 백인으로 묘사하는 광고를 제작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내온 인종차별 반대의 목소리는 이제 공감과 감사로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인종차별 희생자 가족]
″마음 속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금처럼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MBC뉴스 박진주입니다.

(영상편집:장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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