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손하늘

입금자명에 '홍길동'만 3천7백 건…40억 '꿀꺽' 한 수법은?

입력 | 2020-09-22 20:34   수정 | 2020-09-2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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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출장 마사지를 받겠다는 남성들을 상대로 미리 돈을 받아 가로챈 기업형 사기조직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예약금을 보낼 때 입금자명을 ′홍길동′이라고 적으라고 한 뒤에 ′본인 이름이 아니면 안된다′는 등의 이유를 대면서 돈을 가로챘는데, 이 수법에 걸려든 남성만 310명, 보낸 돈은 43억원에 넘었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작년 11월, 30살 남성 A씨가 받은 메시지입니다.

′출장 마사지′ 광고인데, 성매매를 암시하는 문구가 담겼습니다.

[사기 피해자]
″시간대별로 해서 60분, 120분 코스가 나눠져 있었고요. 금액은 15만원, 30만원…″

신청을 하자 곧바로 업체 측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사기 조직원]
″예약금 입금해주시고…″

곧이어 한 여성에게 걸려온 전화.

[사기 조직원]
″오빠, 저 10분 있으면 도착하는데요.″

이미 예약금 10만원을 보냈지만 갑자기 보증금을 또 요구합니다.

처음엔 입금자명을 ′홍길동 구매′라고 그대로 적으라더니, 이내 ′홍길동′은 이름을 예시로 든 거고 ′본인 실제 이름′을 적어야 한다고 말을 바꿉니다.

사기임을 눈치챈 피해자가 환불을 요구하자 갑자기 태도가 바뀝니다.

[사기 조직 통화 녹취]
″원하는 방향으로 신고를 하든, 계좌추적을 하든 해서 회수 조치를 받아보시라 이 말이에요.″

남성은 경찰에 사기 피해를 신고했습니다.

1년 가까이 진행된 경찰 수사 결과, ′홍길동′으로 입금한 사람은 모두 310명, 송금한 돈은 43억원이 넘었습니다.

이 사기조직은 중국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면서 한국으로 잠시 들어왔다가 자금관리 총책을 시작으로 32명이 검거됐고 이 중 10명이 구속됐습니다.

[김선겸/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피해 금액이 발생하면 이 돈을 다시 받기 위해서, 환불받기 위해서 피의자(사기조직)들이 시키는 대로 계속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찰은 이들의 수익금 중 12억 5천만 원에 대해 처음으로 ′기소 전 추징 보전′을 신청해 자산을 동결했습니다.

경찰은 중국에서 도피 중인 조직원들을 인터폴 수배하는 한편, 달아난 국내 조직원들도 쫓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최인규/영상편집: 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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