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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단독] "14명 뽑았는데 46명 수상"…미술대전 '부정' 또 있었다?
입력 | 2020-10-07 20:09 수정 | 2020-10-0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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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달 열린 국내 최대규모의 미술 공모전에서 한 심사위원의 아들과 딸 아내와 제자들까지. 단체로 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요.
보도가 나간 이후에 저희에게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 대회의 다른 분야에서도 부정수상이 있었다는 건데요.
심사 위원들이 뽑지도 않은 수십 개의 작품들이 상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대상 최우수상, 작품들의 순위까지도 사실상 미리 정해져 있었다고 합니다.
이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7월 열린 제39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비구상 부문.
추상 미술의 종류인 이 부문에 출품된 319개 작품 가운데 1차 심사를 통과한 112점을 두고 특선부터 대상까지 수상작을 선정하는 2차 심사가 열렸습니다.
심사위원은 모두 7명.
심사에 참여한 복수의 위원들에 따르면 이들은 비공개 토의를 거쳐 한 명이 2점씩, 모두 14점의 수상작을 선정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공개된 수상작은 특선 33점을 포함해 모두 46점이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이 뽑지도 않은 32개 작품이 상을 받았다는 겁니다.
[당시 심사위원]
″(심사위원 1명당) 두 작품 선정을 해주고 특선작이 14점으로는 안 될 걸요 아마? <실제로는 (특선 이상 작품이) 46점이더라고요.> 46점이었다고요? 그 내용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어가지고…″
또 다른 심사위원은 ″심사를 마쳤는데, 집행부에서 작품들을 자기들끼리 추가로 뽑아버렸다″면서 ″대상, 최우수상 등 작품 순위도 사실상 미리 정해져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결과에 심사위원 중 한 명은 공개적으로 반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추가 제보도 잇따랐습니다.
7년 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2차 심사위원을 맡았던 A씨는 미술협회 직원으로부터 종이봉투를 받았습니다.
심사장에 들어가기 직전 건네 받은 봉투엔 네다섯 장의 작품 사진이 들어 있었습니다.
[전 심사위원 A 씨]
″제가 들어가니까 (직원이) 가까이 와서 봉투를 전해주더라고요. 안에 사진이 들어 있었죠. 의도는 명확하죠. 그걸 뽑으라는 거죠.″
A 씨에게 사진을 건넨 사람은 미술대전 집행부를 돕는 실무 담당자였습니다.
집행부 임원들이 미리 낙점한 수상작품을 이 직원을 통해 심사위원에게 통보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전 심사위원 A 씨]
″심사위원 각자 아마 네 장에서 다섯 장 받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자기들이 선정해놨던 게 30점이면 30점 정해놨겠죠? 그걸 나눠준 거죠.″
A 씨는 건네받은 사진 속 작품 중 상당수가 실제 특선 등 수상작에 포함됐다고 털어놨습니다.
[전 심사위원 A 씨]
″지금 그때 생각하면 참 부끄럽고 난감한 일이죠. 이렇게까지 심사를 해야 하나 싶은…″
이런 일은 공공연한 비밀이고, ′관행′처럼 되풀이 되고 있다는 게 제보자들의 얘기입니다.
[전 심사위원 A 씨]
″심사위원 뽑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운영위원이지 않습니까? 운영위원 뽑는 사람이 조직위원입니다. 조직처럼 연결된 겁니다. 명령 하달시 이렇게 되는 거죠.″
이렇다 보니 최대 규모라는 공모전은 젊고 실력 있는 작가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미술계 종사자]
″젊은 작가들 같은 경우에는 사실상 연줄이 있거나, 돈이 많은 경우가 거의 없잖아요. ′어차피 내가 상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출품 자체를 포기해버리는 거죠.″
이와 관련해 대한민국 미술대전을 주최한 한국미술협회 측은 ″올해 2차 심사는 심사위원들 간의 합의로 추가 수상작을 선정한 것″이라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고, 2013년 대회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C가 보도한 전통공예 분야 김 모 심사위원의 가족과 제자 집단 수상 사건에 대해선 ″김 작가의 아내, 딸, 아들 등 3명과 제자들 중 특선을 한 6명의 수상을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취재 : 김경락 이지호 김재현 / 영상편집 : 김하은 / 자료출처 : 유튜브 ′메디스포츠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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