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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수
[바로간다] "상조상품까지 팔아라?"…빚지고 떠나는 사장님들
입력 | 2020-10-28 20:20 수정 | 2020-10-2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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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인권사회팀 장인수 기자입니다.
골목마다 흔히 볼 수 있는 휴대전화 대리점의 상당수는 통신사 본사가 보증금과 월세를 대고 사장은 영업만 하는 이른바 위탁 매장인데요,
그런데 의욕적으로 일을 시작한 젊은 사장들이 자꾸 빚을 지고 떠난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바로 가서 확인해보겠습니다.
◀ 리포트 ▶
휴대전화 대리점 영업사원 경력을 발판으로 최 모 씨는 20대에 대리점 사장이 됐습니다.
본사가 보증금과 월세, 인테리어 비용까지 제공하는 이른바 ′위탁매장′의 책임자.
젊은 패기로 열심히 하면 승산이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최씨가 최근 본사와 맺은 계약.
꼭 채워야 하는 ′약정수량′은 매달 신규가입자 187명입니다.
달성하지 못하면 1명에 3만3천 원씩 위약금을 물어야 했습니다.
약정수량의 두 배, 374명을 채워야 월세를 전액 지원 받을 수 있습니다.
[최 모 씨 /LG유플러스 대리점 사장]
″최근에는 (약정수량을) 150%로 낮췄습니다. 낮췄는데도 불구하고 저는 저번 달에 700여만 원 정도의 월세를 부담하게 됐고요.″
LG유플러스의 내부 마케팅 자료.
사물 인터넷에 휴대전화 영화 시청 월정액까지 대리점별로 목표 할당이 떨어집니다.
[최 모 씨/LG유플러스 대리점 사장]
″(실적 채우려고) 8살짜리 아들 휴대전화에도 뭐 영화 월정액이라는 부가서비스도 넣었고요. 직원들한테 (가입해달라고) 부탁을 하고요 그 돈을 제가 다 지불을 했습니다.″
보험에 상조 상품까지 팔아야 했다고 합니다.
[대리점 사장 B]
″통신회사인데 상조(상품)를 팔래요. 제 이름으로 (가입)돼 있습니다. 저희 집은 TV 3대에요. (판매 목표를) 맞추지 못하니까 일단 저희 집에 설치하고 보는 거예요.″
경북 지역 LG 유플러스 대리점 6곳에서 고객에게서 받은 개인정보 활용 동의율입니다.
한 명의 예외 없이 모두 100%였습니다.
[고객]
″저는 가입한다고 한 적이 없는데 가입이 돼 있어요. 저는 쓴 적이 없는데 다른 사람 글씨로 가입 서명이 돼 있어요.″
고객들이 ′개인 정보 동의서′를 꼼꼼히 살피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 임의로 표시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모아진 개인정보는 위탁 매장으로 다시 내려와 영업에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최OO/LG유플러스 대리점 사장]
″이렇게까지 심하게 할 줄 몰랐어요. 저희들이 차라리 콜센터 직원들도 아니고...″
비싼 요금제 권유는 정상적인 영업의 일환이었을까.
한 60대 고객에게 대리점이 보내온 이른바 ′맞춤 제안′입니다.
지난 석달간 평균 3.4 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쓴 고객에게 150 기가바이트의 서비스에 가입하도록 해보라는 내용.
월 5만5천원짜리 요금을 7만5천으로 올려보라는 지시였습니다.
[최OO/LG유플러스 대리점 사장]
″그래서 ′폰팔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고요. 너무 가슴이 아파요. 그런 기사를 접할 때마다...″
지난해엔 ′음란 동영상′을 영업에 활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어르신한테 야동을 보내줘요. (고객이 대리점에) 오셨을 때 ‘요금이 너무 많이 나오는데 왜 이렇게 되냐’라고 얘기를 했을 때 고객님 동영상 사용량이 많으셔서 이 요금제를 올리셔야 합니다.″
대리점 사장 최 씨의 지난달 매출은 3900만 원.
월세 980만원, 인건비 2300만원 본사에 낸 위약금과 세금 660만원 등 비용을 제하고 나니 600만원이 넘게 손해가 났습니다.
″열심히 했어요. 진짜... 제 청춘을 바쳤고요, 10년 동안... 제가 심장병이 있어요. 술, 담배 안 합니다. 근데 협심증이 왜 왔겠어요?″
이에 대해 LG 유플러스는 ″월세는 4년이 지나면 대리점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고, 실적 목표는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마련된 기준″이라는 입장입니다.
음란 동영상을 이용한 마케팅 교육이나 개인정보 무단 활용도 없었다고 부인했습니다.
′맞춤제안′과 영업용 전화는 고객 서비스를 위한 정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본사가 위탁 대리점 운영을 권하는 대상은 주로 20~30대 영업사원들.
LG 유플러스는 초기 자본이 부족한 젊은 사업가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라고 했지만 발을 들여놨다 떠나는 사장들이 적지 않습니다.
무리한 실적 할당이 감당할 수 없는 짐이 됐습니다.
[대리점 사장 B]
″후배들이 나와가지고 대리점 차린다고 하면 전 절대 하지 말라고 해요. 말리는데 한 애들도 지금 신용불량 많이 되고 (대리점) 많이 접었어요.″
좀 더 나은 상생의 길이 아쉽다고 합니다.
[전 대리점 사장(올해 폐업)]
″(제가) 24세에 창업을 했거든요. 어린 애들이 말도 잘 듣고 돈 주고 사라고 하면 사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잘하죠. 젊은 애들로 해야죠. 잘 모르는 애들.″
바로간다 장인수입니다.
(영상취재: 현기택 나경운 / 영상편집: 신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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