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세진

시간은 줄였지만 택배비는 그대로…실효성 있을까

입력 | 2020-11-12 20:01   수정 | 2020-11-1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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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정부가 강제하는 것보다 주로 ′권고′나 ′노사 협의′ 사안이다 보니 결국 택배사의 의지와 실천에 달려 있습니다.

택배 노동자들 역시 근무 시간제한은 환영하지만 택배 요금 현실화 같은 근본적인 대책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세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전국택배연대 노조는 택배기사들의 장시간 노동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의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대책 대부분이 택배회사와 협의하거나 권고하겠다는 수준에 그쳐,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을 표했습니다.

[김태완/전국택배연대 노조위원장]
″택배사들이 이 책임을 이제 질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다 이런 발표를 해줘야 되는데, 그거는 그냥 재벌 택배사들이 알아서 할 일처럼 놔두고…″

현장에선 무엇보다 수입이 줄까 걱정입니다.

건당 수수료를 받는 택배업 구조상 노동시간이 줄면 수입도 자연히 줄어들텐데, 그걸 보전해줄 방안이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A씨/택배 기사]
″택배라는 게 자기가 또 많이 하시고 싶어 하시는 분들은 많이 가져가서 배달 늦게까지 하시고 돈을 많이 벌어가시길 원하는 분들이 많으시단 말이에요. (시간을 제한하면) 수입이 주는 건 어쩔 수 없을 거예요.″

지난 2001년 건당 3천2백원 정도였던 평균 택배비는 택배사간 출혈 경쟁 속에 계속 내려, 재작년엔 2천 2백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여기에 최근 인터넷 쇼핑몰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물량 확보를 위해 택배비 가운데 7-8백원을 쇼핑몰 측에 돌려주는 리베이트까지 성행하고 있습니다.

택배기사 입장에서는 건당 수입이 줄다보니 점점 더 많은 택배를 배달해야 되고, 그만큼 과로사 위험은 커지는 구조입니다.

[정의수/택배기사]
″물가도 많이 상승됐고 그리고 최저시급도 많이 올랐고 이런 것들이 있는데, 택배비 만은 점점 내려간다는…″

정부는 택배비 현실화에 대해 택배기사와 업체, 시민 사회가 협의회를 꾸려 사회적 논의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이번에도 구체적 방안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백승근/국토부 교통물류실장]
″배송 수수료 인상에 대해서는, 저희가 배송 수수료 인상이라고 지금 대책에는 표현을 안 했습니다. 다양한 이해 당사자가 있기 때문에…″

지난해 업계 1위인 CJ 대한통운이 27년 만에 처음 택배 수수료를 올렸다가 쇼핑몰들의 주문 거부로 바로 원상복귀한 적이 있는 만큼, 택배비 인상은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수십년째 물가와 거꾸로 가는 택배비 문제를 이번에도 해결하지 못한다면, 택배기사의 과로사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못할 거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MBC뉴스 김세진입니다.

(영상취재:노성은/편집: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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