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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웅성
경찰서 공사장서 '7m' 추락…올해 '126명'이 떨어졌다
입력 | 2020-11-12 20:17 수정 | 2020-11-12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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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2년 전 겨울 새벽,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고 김용균씨.
그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우리는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 이들에게 비로소 눈길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최소한의 안전 보장을 위한 요구와 호소에는 비용 계산이 먼저 끼어듭니다.
특히 건설 현장에서는 매년 수백 명의 노동자들이 추락해 숨지고 있지만, 단돈 몇 푼을 아낀다는 명목으로 안전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윤웅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세종시의 한 경찰서 공사 현장.
′추락재해 절대 예방′이라며 안전을 강조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6일, 하청업체 노동자 63살 김 모씨가 퇴근 시간이 다 됐는데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2시간 만에 공사장 지하 바닥에서 발견된 김 씨는 칠흑같은 어둠 속, 7미터 깊이의 환풍구 아래로 떨어져 숨져 있었습니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
″추락했으니까...뭐 조치가 없었죠. 안전조치나 떨어지지 않게 하는...″
지난 5년간 건설 현장에서 숨진 사람은 모두 2,355명, 이 중 58.1% 즉 절반 이상이 추락사였습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벌써 126명이 공사 현장에서 떨어져 숨졌습니다.
공사장 추락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는 부실한 ′비계′가 지목됩니다.
비계는 높은 곳에서 작업자가 발을 딛고 서는 공간으로 철제 파이프를 조여 발판을 만드는데, 작업 도중 고정 장치가 풀리면서 사고가 나는 겁니다.
이를 보완해 공장에서 아예 조립식으로 제조돼 나오는 시스템 비계는 훨씬 안전하지만, 설치된 곳은 4곳 중 1곳에 불과합니다.
왜일까? 결국 비용 때문입니다.
일반 철제 비계 단가는 ㎡ 당 9,964원, 하지만 시스템 비계는 1.5배인 15,392 원입니다.
제곱미터당 5천원의 비용과 노동자들의 안전을 맞바꾸고 있는 셈입니다.
[장철민/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비계로 인한 사고는) 비용 절감 때문에 발생하는 굉장히 비극적인 사망 재해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사 비용을 줄이기 위해 ′빨리 빨리′를 주문하는 현실도 추락 사고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정우준/노동건강연대 활동가]
″공사기일의 압박 등으로 인해서 하청노동자가 무리하게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건설 현장의 고질적인 고용 구조 때문에 추락사가 계속 반복되고 있는 건데, 정부에서는 그런 부분들은 개선하지 않고...″
노동을 비용으로만 따지는 잘못된 인식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비극적인 사고는 되풀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윤웅성입니다.
(영상취재:양철규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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