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화원 죽음으로 내몬 사장 아들결국 구속

뉴스데스크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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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조합원들을 괴롭혀 노동조합을 탈퇴하게 하고, 대신 말을 잘 듣는 어용노조 설립을 주도한 청소 대행 업체 대표의 아들이 구속됐습니다.

지속적인 인격 모욕과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던 한 미화원은 결국 뇌출혈로 숨지기까지 했는데요.

직장내 부당노동행위로 구속된 사례는 이번 정부 들어 처음입니다.

보도에 엄지원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5년 동안 일했던 청소대행업체에 사표를 쓰고 나온 지 닷새 만에 고 김재동 씨는 뇌출혈로 숨졌습니다.

아내와 4명의 자녀를 남겨둔 채 세상을 등진 그의 나이는 51살이었습니다.

[故 김재동 씨 아내 (지난 7월 기자회견)]
″사장 아들, 그리고 가만히 지켜보기만 한 사람들 다 벌해주세요. 제발 벌 좀 주세요.″

사망의 원인을 제공했다면서, 유족이 엄벌을 탄원한 ′사장 아들′.

고용노동부는 46살 김 모 씨를 부당노동행위로 구속했습니다.

아버지 회사에서 작업반장으로 근무하던 김 씨는, 2018년 회사 안에 노동조합이 생기자 조합원들을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급여와 인사 등 각종 불이익이 두려웠던 조합원 대부분은 1년도 안 돼 노조를 떠났고, 결국 노조위원장을 맡고있던 김재동 씨 혼자만 남게 됐습니다.

[이승철/고용노동부 영주지청 근로감독관]
″특정 노조에 대해 혐오감을 가지고 강도 높은 탄압을 이어갔고, 그 과정에서 노조를 끝까지 지키던 분이 상당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은 부분이 있습니다.″

탈퇴한 직원들을 내세워 회사에 호의적인 새 노조를 만든 뒤부터, 괴롭힘은 더욱 노골적으로 변했습니다.

두 사람이 한 조로 일해오던 힘든 작업을 김재동 씨 혼자 하도록 시켰고, 모든 직원들에게 매달 130만 원씩 지급되는 성과급도 김 씨에게만 주지 않았습니다.

견디다 못 한 김 씨가 사표를 내기 직전까지 인격을 무시하는 폭언도 거의 매일 이어졌습니다.

[김 모 씨/청소용역업체 대표 아들 (지난 6월)]
″여기 직원들이 시한부 인생이야, 당신처럼? 한글 말 몰라? 한 번만 더 개인행동하고 당신 판단에 의해서 움직이고 하면 그때는 그냥 짐 싸.″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와해시킨 부동노동행위에 대해 구속 수사가 이뤄진 적은 2008년과 2016년 두 건뿐이었고, 이번 정부 들어선 처음입니다.

환영의 뜻을 밝힌 민주노총은 고 김재동 씨가 결국 직장 괴롭힘 때문에 숨진 것이라며, 산업재해 보상 등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엄지원입니다.

(영상취재:원종락/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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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화원' 죽음으로 내몬 사장 아들…결국 구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