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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부터 들이밀며…前 총리 '보좌관'이 사는 법

입력 | 2020-02-06 06:46   수정 | 2020-02-0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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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보좌관이라며 술집에서 난동을 부렸던 한 남성이 경찰 조사에 불응하다가 체포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 남성, 국무총리 보좌관이라는 명함 한 장 파고 다니면서 온갖 갑질을 일삼았다고 하는데요.

이지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신림동의 한 술집.

지난해 11월 24일 새벽, 술집 내부 CCTV 영상입니다.

손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사장에게 삿대질을 하며 항의를 합니다.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손으로 테이블을 내려치더니 잔을 바닥에 던져 깨뜨리기까지 합니다.

[사장 A씨]
″같이 있었던 (여자) 바텐더 친구한테 ′밖에 나가자′고 (하더라고요). 저희가 퇴폐적인 업소나 그런 곳이 아니기 때문에, 안된다고 정중히 말씀을 드렸더니…″

다른 손님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손님]
″뒷짐 지지마 내 앞에서″
(알겠어요 제가 5분만 설명할께요.)
″뒷짐 지지말라고.″

욕설을 해대자 참다못한 경찰이 남성을 제지합니다.

[손님]
(저한테 삿대질 하지 마세요 욕하지 마시고.)
″내가 뭔 욕을 했어 당신한테 뭔 욕을 했냐고.″
(저한테 XX이라고 않하셨어요?)
″XX이 욕이야?″
(그럼 그게 욕 아니에요?)

남성은 급기야 관할 경찰서장에게 전화를 하겠다며 윽박지릅니다.

″기다려봐, 욕인지 아닌지 물어보자고. 당신 서장한테 물어볼께.″
(물어보세요.)
″5분, 5분만 기다려. 내가 정00이한테 전화할테니까.″
(전화하세요.)

남성이 술집 사장 A씨에게 건넨 명함입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이름과 함께 김 모 보좌관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김씨는 난동 사건 이후에도 계속 술집주인을 괴롭혔다고 합니다.

문자메시지를 보내 ″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나가니 조심하라″거나 ″사기 탈세 혐의로 형사고소할 테니 법정에서 보자″고 협박합니다.

몇 차례 연락 끝에 김씨를 만났습니다.

김 씨는 만나자마자 명함을 들이밀며 자신을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보좌관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김 모 씨]
″우리 바텐더 아가씨랑 같이 (밖에)가서 20분만 있게 해줘′ 그런데 사장이 화를 내는거야. 그정도 팔아줬으면 그렇게 무리한 부탁은 아니라고. 아가씨랑 **하자고 한것도 아니고.″

경찰서장에게 전화하겠다고 한 게 뭐가 문제냐고도 되물었습니다.

[김 모 씨]
″(경찰관이) 와가지고 막 이래. 주머니에 딱 넣고. ′술먹고 잘못 하셨구만′ 요래요래. 내가 관악서장한테 전화하면 안됩니까 민원인이? 일반 시민이? 그게 협박입니까?″

이 전 총리는 국회의원이었을 당시 비서관의 소개로 김 씨를 알게 됐고, 심부름을 몇 번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전 국무총리]
″내가 무죄를 판결받는 와중에, 변호사를 선임했지만 일일이 나타나기가 불편 하잖아요. 그래서 내 심부름을 했던 거를 본인은 그거를 무슨 보좌관 이렇게 써가지고 다닌다는…″

서울 관악경찰서는 술집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로 김씨를 체포해 재판에 넘겨야 한다는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MBC뉴스 이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