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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진
사은품인지 로또인지…스타벅스 매장 '새벽 줄'
입력 | 2020-07-02 07:25 수정 | 2020-07-0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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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요즘 전국의 스타벅스 매장 앞엔 예외없이 새벽마다 긴 줄이 생깁니다.
음료 17잔을 마시면 사은품으로 주는 가방을 받기 위해서인데 말만 사은행사지 희망고문이 따로 없습니다.
김세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새벽 5시반 경기도 일산의 한 스타벅스 지점.
불꺼진 매장 앞에 고객들의 줄이 이어져 있습니다.
쌀쌀한 날씨와 모기를 피하기 위해 준비한 담요와 의자.
[스타벅스 고객]
(몇시부터 오셨어요?)
″4시 반…″
개점과 동시에 나눠주는 사은품 가방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스타벅스 고객]
″여긴 다섯번째 와가지고… (그동안은) 못 받았어요. 오늘 저까지는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매장에선 결국 3시간여을 서서 12명만 백을 받았고, 나머지는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인근의 또다른 스타벅스 매장 앞 풍경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스타벅스 고객]
″친구가 와서 2시에 와서… 새벽 2시에…″
(2주전에는 20명이 (가방을) 탔다면서요)
3시간을 기다린 끝에야 매장 문이 열렸지만, 직원은 오늘은 사은품이 안 들어온다고 말합니다.
[매장 직원]
″오늘 레디백 입고 없어요… 저도 출근을 바로 해서 알 수 있는 지 없는 지 아는 거라…″
[스타벅스 고객]
″망했다!″
이런 새벽 줄은 최근 전국의 모든 스타벅스 매장 앞에서 매일같이 볼 수 있습니다.
음료 17잔을 마시면 주는 인기 사은품 가방이 매장별로 일주일에 2-3일 정도만, 그것도 한정된 갯수만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사은품을 받는데 실패하면, 음료 2잔 쿠폰을 받는 걸로 사은행사는 끝입니다.
스타벅스 측은 새벽줄에 대해 알고 있다며, 그래서 고객이 하루에 받을 수 있는 가방을 한개로 제한하고, 앱을 통해 매장별 사은품 재고도 알려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재고 정보는 오전 8시부터만 제공돼, 고객들에겐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더구나 사은 행사기간이 3주도 더 남았는데도 인기 많은 분홍색 가방은 벌써 제작을 중단한 상황.
앞서 스타벅스는 두달전 행사 초기에 일부 고객의 사은품 사재기가 문제되자, 가방은 충분하게 만들어 제공할 거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사은품을 얼마 안 만들었다고 밝혔더라면, 사람들이 음료를 많이 사먹었을까 의문을 제기합니다.
[조윤미/소비자권익포럼 대표]
″더 이상 사은품은 재고가 없다라고 알려주고 (음료를) 사도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해주는 게 기본이죠. 과도하게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데에만 혈안이 돼있는 거죠″
한국인 소비자를 파고드는 사은품으로 장사 잘 한다는 소리를 들어온 스타벅스이지만, 새벽줄을 세우고 인기 사은품 제작도 일찌감치 중단하면서 사은품 마케팅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세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