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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상
마취총까지 동원…'지붕 위의 소' 사흘 만에 구출
입력 | 2020-08-11 07:28 수정 | 2020-08-1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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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붕 위로 올라간 소들, 비가 얼마나 쏟아졌는지 말해 줍니다.
넘쳐버린 섬진강 물에 떠내려가다 가까스로 집 지붕 위로 대피한 건데 어제 벌어진 대대적인 소 구출 작업 이계상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위태롭게 내려앉은 지붕 위에 황소 다섯 마리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섬진강이 범람하면서 물에 떠내려가던 소들이 주택 지붕위로 올라가 살아남은 것입니다.
벌써 사흘째, 오도가도 못 하고 지붕 위에서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이채석/집주인]
″여섯 마리에서 한 마리는 떨어져 죽고 지금 현재 다섯 마리만 올라가 있구만...″
물이 빠지면서 ′황소 구조 작전′이 시작됐습니다.
119 구조대원들이 소에게 마취총을 쏴 한 마리씩 잠재운 뒤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힘이 빠진 소를 땅으로 끌어내립니다.
[집주인]
″오매, 여기도 소가 있다. 여기 안에도 있어요.″
침수 피해로 지붕이 꺼져버린 집안에서도 황소들이 연이어 발견됩니다.
벽 뒤로 몸을 숨긴 소들은 발버둥을 치고 버티다 집 밖으로 구조됩니다.
전남 구례에서 사육중이던 소는 천 5백여 마리.
섬진강 범람으로 축사가 물에 잠기면서 대부분이 집을 잃은 신세가 됐고 이 가운데 2/3 정도만 무사히 구출됐습니다.
그나마 농민 품으로 돌아온 소들도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정기영/수의사]
″물속에 돌아다닌 상태여서 각종 세균에 아마 오염됐을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지금 상태로 내려놓고 봐도 그렇게 아주 건강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에요.″
전남지역에서는 현재까지 집중 호우로 인해 폐사한 소가 450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MBC뉴스 이계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