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희웅

1주일 만의 생존 신호…"구조를 멈추지 말아주세요"

입력 | 2021-01-18 20:37   수정 | 2021-01-1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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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중국의 지하 금광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22명의 광부들이 지하 6백 미터 아래에 매몰 됐습니다.

일주일 만에 생존 신호가 잡혔는데 지하에서 올려 보낸 쪽지에는 ″구조를 멈추지 말아달라 그러면 희망이 있다″는 간절한 글귀가 적혀있었습니다.

베이징 김희웅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제 오후, 중국 산둥성에 있는 금광 붕괴 현장입니다.

구조대가 쇠망치로 시추봉을 두드립니다.

살아있다면 생존 회신이 있어야 합니다.

[구조대원]
″들었습니다. 처음으로 회신을 확인했습니다. 아홉 번 울렸습니다.″

금광이 붕괴 된 건 일주일 전.

6백 미터 아래 22명의 광부들이 매몰 됐는데 이들 중 누군가 응답을 한 겁니다.

하지만 살아 있는 사람은 몇 명인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 상황은 알 수 없습니다.

밤 10시, 시추봉 구멍 아래로 밧줄에 매단 영양액과 약품, 손전등, 필기구를 내려보냅니다.

한 시간이 지나자 추가 움직입니다.

이번엔 일곱 번 흔들렸습니다.

낮에 땅속에서 올려 보낸 것보다 좀 더 선명한 생존 신호입니다.

[구조대원]
″5. 6. 7 강력한 신호를 보냈습니다. 우리가 보낸 것들을 다 받았다는 신호 같습니다.″

밧줄을 다시 걷어올렸습니다.

밧줄엔 지하의 상황을 담은 쪽지가 매달려 있습니다.

종이는 젖었고 탄가루와 먼지에 까맣게 됐습니다.

다행히 글씨는 선명했습니다.

12명은 여기 있고 네 명은 부상을 입었다.

열 명은 알 수 없다. 공기가 부족하고 연기가 너무 많다. 지하수가 계속 찬다.

공포와 불안, 절망이 엄습해있던 곳에서 희망이란 단어를 써서 올려 보냈습니다.

구조 작업을 멈추지 말아주십시오.

그러면 우리는 희망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구조대는 일단 광부들이 매몰 된 곳에 있는 유독가스는 모두 배출시켰다고 했습니다.

이제 영양식을 제공하고 소통을 하면서, 6백 미터 아래 매몰 장소까지 잔해들을 뚫고 관을 삽입해서 광부들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일 분 일 초 생명을 구해내기 위한 감동 드라마가 펼쳐지는 현장이지만 구조가 늦어진 이유도 드러났습니다.

사고는 지난 10일 오후 발생했는데 광산 책임자는 붕괴 사고가 난 뒤 하루가 훨씬 지난, 서른 시간이 지나서야 당국에 신고했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김희웅입니다.

(영상편집: 고별/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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