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재민

[단독] 오남용 대책 내놨지만…'프로포폴 쇼핑' 무사통과

입력 | 2021-02-08 20:30   수정 | 2021-02-0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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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프로포폴 남용 사건이 워낙 많다 보니 정부도 이미 관리 대책을 만들어서 발표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이 병원을 열 군데 돌아도 접종에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관리 대책에 커다란 구멍이 있었습니다.

이어서 이재민 기잡니다.

◀ 리포트 ▶

서울 송파구 길거리에 나타난 가수 휘성.

주차장에서 한 남성과 만나 검은 봉투를 받더니 잠시 뒤 공중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봉투 안에 있던 물건은 ′에토미데이트′.

프로포폴을 대신해 많이 쓰이는 수면마취제입니다.

휘성은 지난 2011년에도 피부과에서 프로포폴 상습 투약했다는 의혹을 받았는데, 당시에는 무혐의로 풀려났습니다.

그러나 최근 재판에서는 상습 투약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프로포폴은 지난 2011년부터 마약으로 지정됐지만, 여전히 성형이나 피부과 시술 과정에 흔히 쓰이다보니 오·남용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식약처는 프로포폴을 한 달에 한 번만 허용하고, 의사가 환자 이력도 볼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
″환자 상태를 의사 선생님이 아마 아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저희가 사후적이지만 계속 감시를 해 나가고.″

하지만 강제성 없는 권고에 불과하다보니 의사가 기준을 어기고 처방해도 적발이나 처벌이 어렵습니다.

특히 의사가 투약 사실을 적극적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환자가 병원을 옮겨다니면서 맞는 걸 막을 수 없습니다.

신 씨의 경우도 병원 열 군데를 돌았지만 어느 병원도 처방 내역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신 모 씨/프로포폴 투약자]
″<프로포폴인 것도 모르셨던 것이잖아요?>아뇨, 알고는 있었어요. <중간 저지나 설명이 없었다는?> 없었어요, 그런 것은.″

지난 2015년부터 5년 동안 마약류 의약품을 과다 처방한 의료 기관은 158곳에 달했고, 오·남용한 약품은 프로포폴이 42%로 가장 많았습니다.

식약처는 조만간 의사가 프로포폴을 부적절하게 처방한 경우 서면으로 통보하는 ′사전 알리미′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의료진의 도덕성에만 의존한 제도여서 권고가 아닌 강제력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영상 취재: 이지호 / 영상 편집: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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