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윤웅성

잿더미 된 선박 30여 척…초기 대응 실패 탓?

입력 | 2021-04-01 20:27   수정 | 2021-04-0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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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달, 충남 태안의 한 항구에 있던 선박 한 척에서 불이 시작해 근처에 있던 30여 척이 모두 불에 탔습니다.

어민들은 해경과 소방서 모두, 부실하게 대처한 탓이라고 하는데요.

해경은 그 책임을 물어서 현지 서장을 경질했습니다.

윤웅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달 23일, 태안 신진항에서 잿더미로 변하거나 침몰한 선박은 30여 척에 달합니다.

바다에 가라앉은 선박을 인양하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피해 선주들은 대책위원회를 꾸리고해경과 소방 당국을 성토했습니다.

이들이 공개한 CCTV 화면을 보면, 최초로 불이 난 선박은 해류를 따라 서서히 움직였습니다.

선주들은 화재 초기 다른 선박으로 불이 옮겨 붙기까지 30여 분의 시간이 걸렸는데, 당국의 대응은 부실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화재가 난 새벽 시간, 정박 중이던 선박들은 서로 묶여 있어서 피해가 컸습니다.

연락망을 관리해온 해경은 당시 선주들에게 90여 차례 연락을 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반면, 선주들은 연락받은 사람이 거의 없고, 그나마 화재가 끝난 뒤에 전화를 받은 경우도 많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한형/신진항피해선박대책위 위원장]
″연락만 이뤄졌으면 화재가 이렇게 안 났죠. 옆에 있는 배들 하나도 안 탔죠. 다 뺐죠.″

소방측 대응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불씨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해 몇 시간뒤엔 2백미터 떨어진 또다른 선박들로 불이 번졌기 때문입니다.

화재가 발생한 지 열흘 가까이 지났지만 처참하게 타버린 선박들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현재 피해 금액은 조업 손실을 제외하고도 17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피해 선박들은 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보험금은 피해액의 일부만 보상되는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영민/피해 선주]
″(인터넷) 댓글 보면 보험이 들어 있으니까 상관없다…보험금 받아서 살면 된다 (하는데) 많아야 4분의 1이 나오는데…″

해경은 어민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라며 태안해양경찰서장을 전격 경질했습니다.

또 침몰한 선박을 인양하는 대로 정밀 감식을 거쳐 화재 원인을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웅성입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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