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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무총장님 추천"…박형준, 국회 조형물도 특혜 의혹

입력 | 2021-04-02 19:58   수정 | 2021-04-0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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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국회 사무총장 시절, 국회에 설치할 미술 작품의 작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아내와 친분이 있는 특정 작가에게 특혜를 준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작가 선정을 위한 심사 위원회가 열리기도 전에 이미 내정이 끝났고 그 과정에서 ′사무총장의 추천이 있었다′는 당시 실무자의 이메일을 MBC가 입수했습니다.

최경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국회 헌정기념관 뒤, 인적이 없는 후미진 공터.

예산 1억 3천만 원이 투입된 ′과일나무′라는 조형물이 놓여있습니다.

지난 2015년 설치된 높이 7미터-너비 2.5미터의 대형 설치미술품으로 풍요와 화합을 상징한다고 설명돼 있습니다.

원래는 국회 본청 앞 광장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회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1년도 안 돼 지금의 위치로 옮긴 겁니다.

이동하고 재설치하는 데만 예산 1천 8백만 원이 추가로 투입됐습니다.

작가는 설치미술가 최정화 씨.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아내의 미술관, ′조현화랑′ 설계와 건축에 참여한 작가입니다.

박 후보는 그 당시 국회 사무총장이었습니다.

[박형준/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어제)]
″그분이 거의 재능 기부 수준에서 그것을 한 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 과정에서 제가 무슨 예산과 관련해서 또는 어떤 그것에도 관여한 바가 없습니다.″

2015년 3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재단이 위촉한 심사위원회의 심사에 따라 최 씨가 선정된 거란
설명입니다.

그런데 MBC가 입수한, 당시 문체부 관계자와 사업을 주관한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실무자가 주고받은 메일을 보면 정황이 전혀 다릅니다.

심사위원회가 열리기 두 달 전인 2015년 1월, 이미 ′최정화 작가가 선정됐다′고 돼 있습니다.

그 이유로 ′공공미술 쪽의 대표 작가다′ 특히 ′국회 사무총장님의 추천도 있었다′는 대목이 적혀 있습니다.

또 3월 1일 이메일을 보면 ′최 작가의 미술품은 제작 중에 있다′ ′1억 3천만원에 계약하기로 했다′고 돼 있는데, 이때도 심사위원회가 열리기 전이었습니다.

결국 ″최 작가로 내정돼 작품 제작까지 진행 중인 상태에서 심사위원회를 형식적으로 열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승원/더불어민주당 의원]
″형식적이고 요식적인 절차로 내정된 작가의 작품에 국민의 세금이 쓰여지게 한 것이죠.″

메일을 쓴 실무자는 ″국회 사무처로부터 최 씨를 소개받았다″고 말했는데, 지목된 사무처 직원은 MBC의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박 후보 측은 ″워낙 유명한 작가니 추천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선정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최경재입니다.

(영상취재 : 이성재, 이주혁 / 영상편집 : 김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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