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성현

2년간 6명…죽어도 안 바뀐 '죽음의 공장'

입력 | 2021-05-17 19:55   수정 | 2021-05-1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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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현대중공업에서는 5년 동안 중대한 재해가 20건, 작년과 올해에만 여섯 명이 숨졌습니다.

현실이 이 정도면 회사 측도 사안을 중하게 인식할 만도 한데 회사 대표는 숨진 이들을 탓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본사 경영진을 상대로 한 이번 특별근로감독, 과연 어느 선까지 책임을 묻게 될지 김성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월 울산 현대중공업 조립 공장.

용접 작업을 하던 노동자 41살 강 모 씨가 갑자기 쓰러진 2.5톤짜리 철판에 머리가 짓눌려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작업지도서에 따라, 철판을 떠받치는 지지대가 당연히 있어야 했지만, 없었습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하청 노동자 34살 김 모 씨가 LNG 운반선 위에서 용접 작업을 하다 아르곤 가스에 질식해 사망했습니다.

[김형균/현대중공업 노조 정책기획실장]
″산소 농도 측정이나 또는 사전에 그런 위험물에 관련한 안전관리가 제대로 진행됐더라면 그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겠죠.″

현대중공업에서 최근 5년간 발생한 중대재해만 20건, 작년부터 지금까지 1년 반 사이에 추락과 질식 등으로 6명이 숨졌습니다.

그런데도 대표이사는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한영석/현대중공업 대표이사(2월22일)]
″사고가 일어나는 유형을 보니까 실질적으로 불안전한 상태이고 작업자의 행동에 의해 많이 일어나더라고요.″

이번 특별근로감독에서는 처음으로 한영석 대표 등 현대중공업 본사 경영진까지 직접 대면 조사를 받게 됩니다.

특히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아들 정기선 부사장도 경영진으로서 조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경영진이 사고를 막기 위한 종합계획을 세웠는지, 감독 인원을 제때 투입했는지, 하청 노동자를 제대로 관리했는지 등이 핵심입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따르면 재해에 책임이 있는 경영진은 1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이 내년부터 시행되는 탓에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을 당장 처벌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근로감독 결과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사업주의 처벌 가능성과 처벌 내용을 가늠하는 중요 기준점이 될 전망입니다.

MBC 뉴스 김성현입니다.

(영상 취재: 김능완(울산) / 영상 편집: 신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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