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차주혁

[단독] 빚내서 산 열차 싼값에 임대…호구된 코레일, 왜?

입력 | 2021-06-29 20:24   수정 | 2021-06-2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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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5년 전 출범한 수서발 고속 열차죠.

SRT입니다.

SRT는 KTX를 운영하는 코레일 열차를 빌려서 쓰고 있는데요.

그런데 정부가 코레일에게 싼값에 빌려주라는 지침을 만들어놔서, 코레일이 계속 손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왜 이런 지침을 만들어 놨을까요?

먼저, 차주혁 기자의 단독 보도부터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2016년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새로운 고속철도가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이미 코레일이 KTX를 운영하고 있는데, SR이라는 새로운 철도회사를 하나 더 만든 겁니다.

정부는 경쟁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강호인/당시 국토교통부 장관 (2016년 11월)]
″1800년대 말 우리 철도 역사가 시작된 이래 117년 만에 철도도 드디어 경쟁 체제가 도입이 됩니다.″

SR은 열차 22대를 코레일에서 빌려서 쓰고 있습니다.

전체의 3분의 2나 됩니다.

코레일은 열차가 남아돌아서 경쟁 업체에 빌려준 걸까?

아닙니다.

새로 사서 빌려줬습니다.

열차 사는데만 7천2백억 원이 들었습니다.

절반 정도는 정부 지원을 받았는데, 그래도 모자라서 빚까지 냈습니다.

매년 갚아야 할 채권 이자율은 3.6%.

그런데 SR에 열차 빌려주고 받는 임대료를 이자로 환산하면 3.4%입니다.

손해 보면서 빌려주고 있는 겁니다.

열차 빌려주는 값은 당시 국토부가 정해줬습니다.

22대 빌려주고 1년에 353억 원.

그런데 당시 코레일 자산관리 규정이 정해놓은 임대료율에 따르면, 425억 원을 받아야 합니다.

기획재정부가 공기업이 손해보지 말라고 정해준 임대료율을 적용하면 536억 원입니다.

경쟁 체제라더니, 정부가 코레일에는 손해를 떠넘기고, 반대로 SR에는 큰 특혜를 몰아준 겁니다.

[김선욱/철도노조 정책기획실장]
″왜 손해 보고 특히나 경쟁업체라고 하는데, 경쟁업체에 손해보고 장사하는 데가 어디 있습니까, 세상에.″

코레일은 왜 이런 손해보는 장사를 했을까?

MBC는 당시 코레일 경영진이 법률 자문을 한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법무법인은 국토부가 정해준 임대료만 받으면 형법상 배임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습니다.

또 국토부가 정해준 임대료율을 따를 의무도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런데도 당시 경영진은 그냥 정부가 시키는대로 밀어붙였습니다.

정부는 왜 SR에 이런 특혜를 몰아준 걸까?

철도노조는 정부가 민영화를 포기하지 않고, 언젠가는 밀어붙이려고 그랬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신장식/철도노조 법률 대리인]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는 민영화, 철도 민영화 얘기를 했고요. 근데 여기에 대해서 국민들이 비판하고 반발하고 하니까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거를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말로…″

코레일은 지난해 1조1,600억 원의 적자가 났습니다.

반면 알짜 노선에 임대 특혜까지 등에 업은 SR은 지난 4년간 누적 968억 원의 흑자를 냈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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