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광연

집에 불 났는데 신고 안 한 아들…80대 어머니 사망

입력 | 2021-07-05 20:27   수정 | 2021-07-05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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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제 새벽 충남 부여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서 80대 할머니가 숨졌습니다.

50대인 아들만 집 밖으로 피신해서 목숨을 구했는데, 알고 보니까, 이 아들이 직접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광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충남 부여의 한 단독주택입니다.

자그마한 상점이었던 건물이 온통 검은 재로 뒤덮였습니다.

진열대와 상품은 물론 상점 주인인 80대 할머니가 생활하던 공간까지 모두 타버렸습니다.

어제 새벽 발생한 불은 한 시간 반 만에 모두 꺼졌는데, 집 안 화장실에서는 주인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석 달 전부터 함께 살던 50대 아들은 불이 나자 몸을 피해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런데 경찰과 소방당국의 조사과정에서 수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먼저 빠져나온 아들이 불이 난 집 안에 어머니가 있는 걸 알면서도 119에 신고를 하지 않은 겁니다.

최초 신고는 혼자 사는 노인의 안전을 위해 설치한 자동 화재감지 신고 시스템으로 접수됐고, 10분 뒤쯤 신고 전화가 왔지만 아들이 한 게 아니었습니다.

[충남소방본부 관계자]
″불이 나면 화재 출동이라고 해서 우리한테 벨이 와요. 이쪽(소방)하고 다 연결돼 있어서…″

경찰은 아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고, 집 거실에 불을 질렀다는 진술을 받아냈습니다.

[부여경찰서 관계자]
″횡설수설은 하는데 본인이 불 질러서 그렇게 한 건 다 인정을 합니다. 본인이 거실에서 자는 이불에다 종이를 이용해서 라이터로 불을 붙여서…″

또 아들이 평소 음주 문제로 어머니와 자주 갈등을 빚어왔고, 불이 날 당시에도 술에 취해 있었던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50대 아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숨진 할머니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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