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상재

육군 장교 '데이트 폭력'·'2차 가해'…군은 '나 몰라라'

입력 | 2021-07-12 20:04   수정 | 2021-07-1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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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 여성이 교제하던 남성한테서 폭행과 성폭력을 당했다고 하는데 이 남성이 육군, 장교라서 군이 수사를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해자 측이 피해자한테 계속 2차 가해를 해 오고 있지만 군 수사 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임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4월 한 아파트 1층.

한 젊은 남성이 20대 여성을 엘리베이터 안으로 밀어넣습니다.

이 여성은 남자친구였던 이 남성에게 끌려가 폭행과 성폭력을 당했다고 합니다.

[피해 여성]
″집안에 들어가자 마자 목조르기 시작하고… 그 뒤로는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 않아요…″

가해자는 대구의 한 육군 부대 중위.

그런데 이런 폭력은 예전에도 있었습니다.

[피해 여성]
″강제로 붙잡고 키스를 하려고 하고 껴안으려고 하고 상의를 벗기려는…″

피해 여성이 경찰에 신고하자, 이 남성은 ″내가 군인인데 신고당하면 어찌 되는지 모르냐″며, ″어떠한 복수라도 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신체를 찍은 영상을 퍼뜨리겠다″고도 했습니다.

[피해 여성]
″네가 내 군생활 7년을 망치고 있는 거다… 너 신고하면 (영상) 뿌려버릴 거다.″

그런데 사건이 군 수사기관으로 넘어갔는데도, 2차 가해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가해자가 집을 찾아와 서성거리고 촬영을 한다″는 피해자의 호소에 군경찰은 ″개인적인 부분을 통제할 수 없고, 사생활을 침해할 수 없다″는 답만 했습니다.

수사도 소극적이었습니다.

[피해 여성]
″엘리베이터 CCTV 확보해달라고 말했을 때 권한이 없다고 하셨고…″

가해자 본인은 물론 가족과 변호사까지 합의를 종용했습니다.

″증인신청을 하면 친구들까지 모두 법정에 서야 한다, 모두가 다치고 남는 게 없다″는 문자까지 보낸 겁니다.

피해자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고민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냈습니다.

[피해 여성]
″지쳐요. 그리고 그만하고 싶어요. 전 앞으로 더 많이 싸워야겠죠. 그런데 저는 이제 감당할 힘도 없고…″

군 수사당국은 최근에야 가해자를 구속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군은 부실 대응 의혹에 대해선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만 밝혔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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